brunch

테니스가 삶이 된 순간

起. 우리 동네 예체능

by 조원준 바람소리

KBS2에서 매주 화요일 밤 11시에 방영하는 ‘우리 동네 예체능’이라는 생활 밀착형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있다.


초저녁에 잠이 많은 나이라서 시청 시간대가 맞지를 않았고 그동안에는 다른 종목들은 별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의 종목은 테니스라서 본방 사수는 못 하지만 가끔씩 케이블 티브이에서 재방송은 보는데 백색라인 그어진 하드코트를 반으로 나눈 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정해진 미션과 일정의 목표를 두고서 멤버들이 구성된다. 왕초보에서부터 과거에 라켓을 잡았던 사람, 그리고 현재 취미생활로 꾸준히 테니스를 하는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들이다.


운동을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생업보다 더 열심인 그들을 보며 테니스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모를 고마움도 생기도 다른 연예인들보다 한층 더 애정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조금 안타까운 것은 프로그램 특성상 예능과 현실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비치는 부분이 테니스인이라면 다 알듯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몇 개월만 연습하면 전국대회에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 또 방영 시간을 맞추기 위해 단축은 불가피 하나 일정 수준의 기량 향상이 너무도 빨리 도달한 거처럼 비침이 현실과는 다르지만 테니스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 테니스를 하고 싶어 하는 충동을 느끼는데 도움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리 사설이 길었을까?


며칠 전에 본 재방송의 내용은 윤종신, 라익 부자와 차유람과 이규혁의 혼복 조 매치 경기였는데 게임 초반에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며 설쳐대는 아빠 윤종신을 본다.


승패를 가리는 경기란 타이틀이 있거나, 명예가 걸리면 부자지간에도 승부욕은 발동하는 것일까? 파트너가 어리다고 못 믿어서인지 라익이 에게 가는 찬스 볼을 기어코 쫓아와서 발리 샷으로 팡~!!! 그리고 라인을 벗어난 아웃~!


남이 볼을 건드리는 장면은 코트에서 가끔 보는 모습이다. 복식경기에는 엄연히 포지션이 있음에도 오버를 하는 파트너가 있다.(게임 운영 능력이 떨어진 초보자도 자기 영역을 벗어나서 고수의 볼을 터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네트를 향해 날아오는 볼은 생각보다 빠르다. 방향과 속도 볼의 거리 등을 따질 때 정면에서 완벽하게 맞이할 준비가 아니면 찰나에 응하는 대처가 물리적으로 어렵고 볼과 가까운 사람이 맡아야 조금 더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자기에게로 오는 볼 처리는 본인 몫이라지만 확연하게 옆 방향으로 흐르는 볼까지 쫓아가서 마무리를 하려고 하는 파트너 과연 성공 확률이 과연 몇 % 나 될까?


그렇다면 당장 내가 설쳐서 얻은 점수보다는 아들에게 맡겨서 설령 아들이 에러를 해서 실점을 하더라도 게임 후 실점을 분석하고, 나중에 다시는 안 하려는 노력의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아빠로서 아이의 기량 향상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2014. 8

keyword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