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과 줄, 그리고 텐션...(1)
주말이면 재능기부를 하면서 오후 시간을 보낸다. 후배가 운영하는 ‘송 테니스 캠프’가 집에서 가깝고, 초보자들을 가르치는 시간은 보통 1~2시간 정도지만 내가 테니스 하면서 또 다른 즐거움이 생기고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다.
이번 주말은 ‘갓 스윙 테니스 클럽’의 창단식이 있었다. 구성원은 정기 레슨을 받는 초보자들이 많고 주말만큼은 그들만의 리그로 게임도 하면서 레슨을 보충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코트 두 면 중 한 면은 게임을 하고 다른 한 면에서는 레슨을 한다. 초보자 두세 명의 레슨은 내 차지다. 입문 2개월 된 남자 초보자의 포핸드 스트로크를 지도하면서 볼 피딩을 해주는데 볼을 맞이하는 준비자세에서 백스윙과 임팩트 후 팔로스루까지 이어지는 안정된 폼에서 나오는 파워풀한 볼을 보노라니 2년 정도의 구력을 갖춘 사람 같았다.
알고 보니 그 초보자는 초등학교 때 야구선수였고, 지금은 사회체육에서 야구로 취미활동 중인 사람이었다. 야구는 ‘리듬, 템포 타이밍’이 필수인 테니스의 동작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 짧은 시간에 저렇게 잘 칠 수가 있는 것이 우연히 아님을 레슨이 끝나고 알게 되었다.
쓰고자 하는 내용은 꿈나무로 보이는 초보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라켓과 줄, 텐션 관련 이야기이다. 다만 저 초보자가 본인의 체형에 맞는 라켓과 스타일에 맞는 줄, 그리고 적정 텐션으로 매진 라켓이라면 본인에게 더 만족스러운 샷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초보자들은 내가 쓰는 라켓의 제원이나 줄의 특성이나 맬 때의 텐션을 잘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간혹 중급자들 중에도 모르는 분들이 있기도 하고. 그러므로 그동안 몰라서 간과했던 라켓(줄, 텐션 포함)의 제원을 알아보고 나에게 맞는 라켓을 찾기 바란다.
나의 경우 첫 라켓 역시 테니스 샵 사장님의 권유로 산 프린스 제품이었다. 쓰다 보니 조금 무거웠던지 바꾸고픈 생각이 들어서 두 번째 라켓은 샵에 걸린 브로마이드에 테니스 여제 나브로틸로바의 손에 쥔 하얀 요넥스 라켓이 너무 마음에 들어 라켓의 제원은 생각지도 않고 사버렸는데 이 또한 개념 없는 행위였다고 본다.
이후에도 귀가 얇아서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윌슨, 한일, 프로케넥스, 헤드, 다시 윌슨, 바볼랏, 테크노화이버, 윌슨, 또다시 윌슨 다시 프로케넥스 키네틱 등 2년을 주기로 하여 수도 없이 두 자루씩 구입을 했지만 결론은 라켓도 중요하지만 본인 실력이 더 큰 문제임을 알게 되었다.
라켓은 소재도 다르고 제원에 따라 무게와 헤드 사이즈의 크기, 또 라켓 중앙을 기준으로 헤드와 손잡이의 무게 중심에 따라 밸런스(HL/Even/HH)가 각각 다르다. 그러므로 자신의 경기 스타일을 신중히 검토해 보고 지도자나 구력이 오랜 사람과 상의해 최초로 내게 맞는 라켓을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처음에는 이러한 내용을 모르고 구입을 했다 하더라도 라켓을 사용하다 보면 나중에 몇 번씩 교체하는 수도 있으니 그때 참고하면 되겠고, 신제품 출시하는 회사에서 권유하는 라켓의 시타나 클럽에서 잘 맞는다고 객관적으로 검증된 라켓을 잠시 빌려서 치기도 하여 선택하는 것도 생각 없이 사는 것보다는 나은 방법이 라고 본다.
또한 초보 운전자가 면허증을 득한 후에 중고차를 구입하여 운전을 숙달시키듯이 테니스 라켓도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에 중고로 구입하여 자기에 맞는 라켓을 찾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 하겠다.
다음은 줄과 텐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내 기억으로는 구력 5년 차까지도 줄의 소재와 텐션을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후 줄과 텐션이 미치는 영향이 라켓 못지않게 내 기량을 발휘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알게 되었다.
먼저 줄(string)이다. 줄의 종류로는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일론이 있고 내구성이 좋은 폴리에스터와 천연 거트 그리고 두 가지 소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가 있다. 줄의 종류와 교체 주기는 알아야 할 상식이며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줄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라켓의 텐션(tension)이란 보통 동호인들은 파운드(lbs) 단위로 말하며 줄을 얼마나 강하게 당겨서 라켓에 매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이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낮은 텐션(40~45)은 타구감이 부드럽고 파워가 좋아서 여성이나 시니어 분들이 그렇게 매지만 컨트롤이 어렵다. 높은 텐션(58 이상)은 컨트롤이 용이하고 정확도는 높다. 하지만 타구감이 딱딱하여 남자 상급자들이 선호하는 텐션이다. 많은 동호인들은 중간 텐션(52~57)으로 매서 사용하는 편이다.
결론은 내게 맞는 텐션이란 파워와 정확도 그리고 컨트롤까지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고 계속 사용해 보면서 찾아가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적정 텐션을 찾아서 오랜 기간 사용하다가 어느 날 볼이 계속해서 안 맞는 느낌이면 텐션의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통 테니스 장비라고 하면 라켓을 칭한다. 초보자는 라켓에 매진 줄이나 어느 정도의 텐션이냐는 잘 따지지도 않는다. 줄이 매진 자체를 라켓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그만큼 라켓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남의 글을 통해 라켓에 대한 정보를 더 상세히 알려드리고자 한다. 처음 얘기했던 2개월 된 초보자가 본인에게 맞는 라켓이 아니라면 이제부터라도 자기 체형에 맞는 라켓을 선택하고 사용한다면 사전에 부상을 방지할 수 있고 기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