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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가 삶이 된 순간

테니스 그까이꺼...

by 조원준 바람소리


개그맨 장 모 씨가 아버지로부터 감각을 물려받아 개그콘서트에서 우리들에게 웃음을 줬던 유행어가 그까이꺼다.


“그까이꺼 대충~”란...

어려운 일이나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그것을 몹시 경시하는 태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약 7년 전에 저희 클럽에 하수 한 분이 력이

중, 상급 정도가 되는 어느 분에게 "형은 내가 2년만 열심히 하면 따라잡겠소~~~!!!"하고 호언장담을 한다.


지금은 따라잡긴 한 것 같으나 2년이 아니라 어언 7년이란 세월이 흘러버렸다.

"2년만 기다리슈~" 했던 게 7년씩이나...(물론 형이란 분도 운동은 꾸준히 했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이분은 지금 우리 클럽 내에서 상위그룹에 속하며 공포의 왼손잡이로 통한다.(참고로 우리 클럽의 상위그룹은 관내 대회의 은배 수준으로 보면 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7년도 흐지부지 보냈던 건 아니었다. 다른 곳에서 남모르게 레슨도 받고, 규모 있는 대회도 참석하고, 기량 쌓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호언장담했던 2년 차 때부터 기량이 더디게 향상되는 자기의 모습을 보면서 그분 심정은 어땠을까? 지금은 테니스가 만만찮은 운동이라는 걸 분명 깨달았으리라고 다.


“테니스 그까이꺼 대충~ 슬렁슬렁

공이 왼쪽으로 오면 얼른 그쪽으로 뛰어가서 넘기고 또 오른쪽으로 오면 또 얼른 뛰어가서 받아서 넘기고 상대보다 한 번 더 넘기면 끝나는 거 아녀~”


‘그렇긴 한데 그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테니스 입문 후 초보자들이 의욕이 앞서다 보니 테니스를 잘 모르고서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만만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해보니 알아갈수록 어려운 테니스는 기량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되는 운동이다.


네트를 오가는 볼에 집중하지 않으면 샷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하나의 완성된 샷을 만드는 것은 시계의 초침과 분침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돌아가서 시침을 움직여 한 시간을 만드는 거처럼 정교한 작업이기도 하다.

테니스는 정말

그까이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2001. 4


<테니스에 반하다> 책 본문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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