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사자성어...

대란대치(大亂大治)...

by 조원준 바람소리
꼬막과 인생, 뒤집어야 산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꼬막 철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남도의 밥상에는 어김없이 꼬막이 오른다. 전남 보성군 벌교 앞바다를 여자만(汝自灣)이라 부르는데 고흥반도와 여수반도가 좌우로 감싸고 있는 이 만의 갯벌은 모래나 황토가 거의 섞이지 않아 예부터 꼬막 서식에 최적지로 꼽힌다.

우리나라 꼬막의 93%는 전남, 그중에서도 여자만에 접한 벌교가 주 생산지다. 그냥 삶기만 해도 그 특유의 짭짜름한 맛과 쫄깃한 육질을 내는 꼬막. 특히 차지고 차진 벌교 갯벌에서 캐낸 꼬막은 유독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깊은 맛이 나기로 유명하다.


벌교에서 물 인심 다음으로 후한 것이 꼬막 인심이었는데 필자에게 꼬막 한 말을 선물한 중학교 동창생의 이야기로는 벌교 꼬막도 수확량이 줄어든 것은 갯벌이 오염돼서만이 아니고 요 몇 년 동안 큰 태풍이 없어서 라는 말이다. 꼬막 특유의 쫄깃한 육질의 비밀은 썩은 것들을 갈아엎는 태풍 덕이 8할이다. 뒤집고 엎어야 맛이 나고 소출도 많아지는 것이 꼬막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꼬막뿐이랴. 인생사도 마찬가지다. 평탄하게 고이면 썩는다.


때로 깨끗하게 한 판 뒤집어야 한다. 그래야 삶이 쪼잔해지지 않고 쫀득해지고 널브러지지 않고 팽팽해진다. 스스로를 뒤집지 못하면 결국 스스로 썩는다. 꼬막의 쫄깃한 육질과 삶의 쫄깃한 긴장은 모두가 건강함의 다른 표현이다. 육질이든 삶이든 쫄깃해지려면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를 뒤집어야 한다. 내 안에 스스로 태풍을 일으켜야 한다.


우리는 태풍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태풍이 없으면 바다가 썩는다. 바다가 썩으면 그 바다에 기대 사는 사람들은 결국 죽고 만다. 분명 태풍은 두렵고 무서운 것이다. 그것은 우리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태풍이 없으면 삶의 기반이 되는 바다가 바닥부터 썩는 것을 어찌할 수 없게 된다.


대란대치(大亂大治)란 말이 있다. 크게 어지럽혀야 크게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이다. 흔히 마오쩌둥이 한 말로 알고 있지만 실은 청나라 옹정제의 지배전략이었다. 하지만 정치에서만 대란대치가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 삶에서도 대란대치가 필요하다. 가만 놔두면 안 된다. 녹슬고 곰팡이 핀다! 흔들어 깨우고 크게 뒤집어 일으켜야 한다. 그래야 삶의 생생한 돌기들이 일어나 진짜 자기 삶이 펼쳐진다. 꼬막도 뒤집어야 산다는데 산 우리가 뒤집지 않는다면 말이 되겠는가?

-신문 사설에서-




거창하게 자연을 거론하고, 인생을 들먹이면서까지 테니스에 비유해 보지만, 더 나은 테니스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면 내 자체에 어떤 변화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변화의 필요성과 동기는 어느 상급자의 멋진 샷과 날렵한 동작을 보면서 감탄과 함께 외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있지만, 게임 전 은근히 하수를 멀리하는 석연치 않는 코트의 분위기나 게임 중 승부에 집착하는 파트너가 날리는 멘트와 제스처 등,,, 여러 가지로 속이 뒤집어지는 상황을 겪어야 한다.


결국, 변화를 진화의 과정이라 여기고 내홍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毒을 다스려 德으로 승화시키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20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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