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순수시대...

에필로그...

by 조원준 바람소리

48년 전에 남녘의 섬마을에서 일어났던 어느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고백을 하지 못해 더 애틋했던 사연이기도 하다. 서울 이문동에서 산다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살았지만 이제는 만날 수도 없거니와 만날 일도 없어 기억조차 희미해져서 그때의 풋풋한 감성은 바람 불어 길을 잃을 정도로 수북이 쌓인 낙엽 속보다 깊게 묻혀 버렸고 그 옛날 섬소년은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돼버렸다.


글의 제목을 그렇게 지은 이유는 중 3의 소년이 어느덧 초로의 나이가 돼버린 지금 세상을 많이 살았지만 마음은 나이에 상관없이 순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 지었고 소제목 또한 세월이 훌쩍 가버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지금 나의 모습에서 당시의 상황을 그려 보면서 또 그리 지어 봤다.


소년은 비록 이렇게 늙어가나 그 소녀만큼은 아무리 세월이 흐른다 해도 제 마음속에는 처음 보았던 그때의 모습으로 영원히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그 시절의 풋사랑은 아주 조금씩 기억에서 소멸되어 오래전에 봤던 영화, 줄거리가 떠오르지는 않지만 다 사라지지 않아서 처음과 끝만 기억나는 한 편의 명화처럼 겨울방학 시즌이 되면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의 끝자락에 남아 있다.


그때의 겨울방학은 이제 돌아오지 않고 생사를 알 길이 없는 소녀는 살아있다면 나처럼 세월이 흐른 만큼 늙어갔겠지.


우리들의 청춘이 사라진 지금 아름다웠던 소년의 추억은 영원히 가슴에 묻어두고 늙어도 시들지 않는 감성으로 남아주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너무도 아득하여 닿을 수 없는 높은 하늘, 파래서 더욱 시린 하늘을 올려다본다.


Q美야...

2023. 12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