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신생아의 사망이 높던 시절에 출생 후 100일이 지나게 되면 생명을 위협할 병이 없어 안심해도 좋다는 의미로 벌렸던 귀여운 아가들의 100일 잔치가 맨 먼저 떠오르고,
다음은 연인들의 교제 후 100일, 군대에서 신병 100일 후 휴가, 수능시험 100일 전, 취임 100일, 업체에서 각종 행사 시 개업 100일 대잔치, 금연 성공 100일 작전 등,,, 우리의 일상에서 100일은 너무나 많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의 부품처럼사람의 몸도 노화로 인해 신체 여기저기에 부상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자동차의 부품은 고장이 나면 새것으로 교체하여 사용하면 되지만 사람의 신체는 현재 의학으로는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8개월 전에 허리 협착으로 인한 시술을 시작으로한 달 전에는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다가 통증이 생겨서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치료 후 며칠이 지나자 상태가 호전되어 자가 진단을 내려 라켓을 잡고 다시 운동을 하였더니 몸이 완전하게 나은 게 아니라서 그전보다 상태가 더 악화 돼버렸습니다.
통증이 재발하여 찾아간 정형외과의 의사 선생님께 저더러 하시는 말씀은...“하아~ 그새를 못 참고 또 운동을 하셨나요? 정말 선생님처럼 말 안 듣는 환자는 처음 봅니다~”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치료 후에 100일 정도 돼야 재발 없이 완치가 가능하므로 “환자분은 앞으로 100일 동안 테니스장 출입을 금합니다!”라고 선고를 내립니다.
‘아... 백일...’
백일은 내 몸의 정상화를 위해 참아야 하는 기간입니다. 단군신화의 설화(說話)에서 호랑이가 인간이 되고 싶으면 동굴 속에서 빛을 보지 않고 쑥과 마늘을 먹으면서참아야 하거늘 백일의 고통을견디지 못해 도망쳐 버려 그토록 바라던 인간이 되기를 포기합니다. 나의 부상도 마찬가지로 완치를 위해서는 일정 기간 테니스의 즐거움을 참아야 하고한 순간을 참지 못하면 라켓을 영영 잡지 못 할 수도 있다는데 아무래도 곰처럼 인내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라켓을 놓고서 100일이 지나면 대체 내 몸에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1. 그리운 사람들을 자주 못 봐서 눈이 짓무르고,
2. 코트에서 세 발짝만 움직여도 헉헉대며 숨이 차오르고,
3. 불어난 체중에 스타트가 늦어 짧게 떨어지는 드롭샷을 쫓아가지 못하고,
4. 굳어진 어깨에 마음과 몸이 따로 놀아 볼 컨트롤이 되지 않고,
5. 제대로 된 스윙을 할 수가 없어 볼 끝이 살아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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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이 지난 후면 만인의 밥이 되겠지만그래도 테니스를 향한 마음과 그 열정만은 식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