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단상(斷想)...

내가 사랑하는 것들...

by 조원준 바람소리




아무 약속 없는 주말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내 품의 고양이를 쓰다듬어주고 밤새 야무지게 먹어둔 사료와 물을 가득 채워주는 것,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들을 엄마와 한 시간 넘게 수다 떨며 통화하는 것,


친구가 선택 장애가 심하다며 속상해할 때 “너는 신중한 사람이야”라고 말해주는 것,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 옷이 오늘 오후 도착 예정이라고 문자가 오는 것,


심심하여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다가 아무 기대 없이 눌러본 영화가 인생 영화가 되는 것,


뜨겁고 습하고 땀나는 여름이 가고 선선하게 물들어가는 내가 태어난 가을이 오는 것,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만 가득 채워서 따뜻한 하루를 보내고 다시 그 힘으로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가는 것,


-브런치 작가 신엄지 님의 글




주말 모임 공지를 보면서 좋은 사람들과 운동할 생각에 온몸에 엔도르핀이 생성되는 것,


볼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본인의 한계를 말하는 중급 회원에게 "이 또한 기량이 향상되는 과정에 있으니 지나가면 실력이 업 돼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주문 후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 라켓이 오늘 오후 도착 예정이라고 문자가 오는 것,


유튜브 테니스 채널을 찾다가 우연히 선택한 채널에서 제대로 된 발리 원 포인트 레슨이 되는 것,


테니스장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보냈던 일들을 정리하여 글을 쓰는 것,


숨 막힐 듯한 더위가 끝나지 않을 것 같지만 옅어진 매미 소리와 함께 운동하기 좋은 선선한 가을을 기다리는 것,


끊어진 인대 수술 후 재활을 하면서 코트를 뛰어다니는 회원들을 보면서 회복이 되면 나도 합류할 꿈을 꾸는 것,

202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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