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도ㅣ중앙선ㅣ월요일

by 온도계

지난주의 먼지를 툭툭 털고

애써 다잡은 마음으로

‘새 출발’의 시동을 걸었다.


기어를 바꿔 내달리고픈

고속도로를 꿈꾸지만

길은 여전히 구불구불했다.


답답한 마음에 속도를 올려보지만

급커브의 ‘주의’ 표시가

내 열정을 식혔다.


반복된 굴곡에 이내 멀미가 나

잠시 차를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며

깊은숨을 들이마신다.


낯선 이방인의 출몰에 놀란

산새들의 ’경계’ 소리에

미안함보다 서운함이 앞선다.


‘안녕‘이라는 인사와 미소면

충분했을 텐데

나의 욕심이었나 보다.


경계하는 눈과 속삭임에

설렘은 백미러 너머로 사라지고

앞 유리에 맺힌 걱정은

나를 점점 더 작아지게 만들었다.


가운데서 빛난 노란 중앙선은

넘나들지 못하게 ‘주의’를 외치는

나의 보호자 같다.


나의 위로가 된 노란 미소를

엄마의 목걸이처럼

조용히 걸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