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도ㅣ해류ㅣ금요일

by 온도계

바다는 제시간이 되면

행복했던 전날의 웃음소리와

그토록 고통스러웠던 괴로움을

마치 제일인 양 다 가져간다.

가져가면서 남겨둔 흔적들을 보며

그 옆을 힘없이 걷고 있을 때면

행복을 가져가 야속하기도 하고

고통을 떠넘겨 미안하기도 하다

조용하고, 적막한 그 시간에

행복인지 고통인지도 모른 채

왔다가 가져가기를 반복하는 그의 몸짓 앞에

오늘을 내뱉는다.

나의 시간이 섞인

해안선의 하얀 거품 위에

언제나 조용히 다가와

‘괜찮다’며 소리를 내어준다.

미소와 눈물로 얼룩진

깊은 한숨을​

잔잔한 파도소리로

바꿔준다.


밀물처럼 품에 안아

썰물처럼 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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