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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경 Jan 07. 2023

남이사 죽든 말든. 언제는 나 죽었다고 부조금 내셨소.

성숙한 개인주의를 꿈꾼다.

 3차쯤, 세네 명 남짓 버티던 술자리였다. 누군가 자리에 없는 사람 이야기를 꺼냈다. 철저히 개인적 소재였, 알려질수록 당사자에게 좋을 것이 없는 내용이었다. 술자리 대화소재가 대개 그렇다지만 내 기준에서 선을 넘었다. 그만 듣고 싶다고 했고, 앞으로 이런 얘기는 나에게 공유하지 말라고 했다. 당신은 당사자와 가까운 사람이라 쉽게 말는지 몰라도, 나에겐 가깝지 않은 사람이라는 이유를 다. 핑계였다.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떠들어 댈 권리를 가진 것은 아니고, 가까운 사람이라면 오히려 말하지 않았을 테니까.


 남에 대한 말을 함부로 옮기는 것은 경솔한 자의 취미이자 특기다. 경솔한 자들은 말과 본인 모두 가볍다. 그말이 가벼운 것은 당사자에 대한 말이 사실이 아닐 때가 많기 때문이고, 그 자체가 가벼운 것은 그 말이 사실이더라도 철저히 개인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경솔한 오지랖이다. 남이사.


 누군가 어떤 일을 남보다 쉽게 하고, 남이 왜 어려워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 그 그 일에 재능이 있다. 나는 남 일에 관심 끄는 재능이 있다. 개인주의자로 살려 노력도 한다. 개인주의는 남으로부터 존중받는 것이 아닌, 자신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내 인생에 집중하는 방으로 나는 나를 존중한다. 당사자가 원치 않는 것에  감정을 쓰지 않는다. 인생을 비하지 않는다.


 정작 관심이 필요한 남 일은 따로 있다. 부당한 권력으로 인해 피해  당사자는 관심을 원다. 공론화와 연대를 통해 소수가 다수가 되어야, 권력에 맞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다. 사회가 공익제보자를 보호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수는 권력을 이길 수 없다.

 

 당사자가 원치 않지만 관심이 필요할 때 있다. 누군가 제도적 허점이나 부당한 권력을 이용해서 비리를 저지르거나 부당이득을 취했을 때, 우리는 상황을 주하고 여론을 형성하견제해야 한다. 사회가 권력자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비난과 풍자를 허용하는 이유는 그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때는 좀 떠들고 다녀도 좋다. 오히려 좋아.


 남 일이라고 했지만 사실 관심이 필요한 남 일은 곧 우리 일이고 내 일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은 공동체 영역이다. 옳음을 지키지 않고 그름을 좌시하면 공동체는 무너진다. 공동체가 무너지면 개인주의자의 삶도 위태로워진다. 반면 경솔한 자옮기기 좋아하는 말은 개인 영역이다. 개인 선택에 따른 같고 다름에 관한 문제다. 누군가 왈가왈부할 권리는 당연하고 의무는 물론이고 책임조차 없다. 잠자코 존중하면 된다. 남이사.


 성숙한 개인주의를 꿈꾼다. 공동체는 성숙한 개인주의를 토대로 자란다. 공동체라고 표현해서 와닿지 않을 수 있으니 작은 조직을 예로 들어보자. 경솔한 자의 경솔한 말은 조직에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온다. 조직 역량을 저하시키고 조직을 와해시킨다. 본인도 피곤하다. 남에게 불필요하게 관심을 쏟는 자 남 시선을 필요이상으로 의식하기 때문이다. 남 일에 왈가왈부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대신에, 옳고 그름 민감 개인주의자가 내 사회에 많아지길 소망한다.


 하이데거는 남 시선과 세론에 대해 끌려가는 것을 세인적인 삶, 목표와 방향성을 가지고 자신이 가 고유한 가치를 구현하는 것을 본래적인 삶이라 했다. 성숙한 개인주의를 토대로 한 성숙한 공동체 안에서 본래적인 삶을 살고 싶다. 


 술자리 남 일사실 여부는 아 모른다. 앞으로도 모른 채로  아가길 바랄 뿐이. 잠기지 않는 수도꼭지처럼 삶이 흐른.



* 표지 사진 :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中

* 영감을 준 노래 : 에픽하이의 난 사람이 제일 무서워

https://youtu.be/lZo9 DY-Z43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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