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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아라 Jul 24. 2024

이슬람교를 믿는 친구를 사귀다.

종교는 무엇일까? 종교의 다양성과 가치관을 생각하게 된 에피소드

율리우스와 지난번 호수에서 나눈 이야기는 정말 재밌었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는 모든 의사소통을 영어로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율리우스는 내가 영어로 말할 때 잘 기다려 주는 편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대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요즘 친해진 대만 친구 "앤디" 이야기를 했다. 그 친구는 이슬람을 믿었는데 부모님도, 국가도 이슬람 계열이 아닌데도 자신의 신념으로 이슬람 신자로 사는 친구였다. 늘 히잡을 두르고 있던 친구가 대만인이라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고, 친해지니 귀엽고 순수한 친구였다. 


이슬람 종교를 선택한 이유는 묻지 않았지만 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슬람교를 믿으면 어떤 음식을 안 먹지, 언제 기도를 하는지, 결혼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신기한 건 이슬람교 사람들은 결혼할 나이가 되면 Musk ( 교회와 같이 기도 드리는 장소) 에 계신 지도자의 주선으로 이루어진다. 만나보고 맘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다시 상대를 요청한다. 


철 없는 나는 "이거 거의 무한 소개팅이 가능하다거네" 싶었다. 

나라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을 들고 가서 비슷한 사람과 매칭 시켜달라고 할 거라고 하니 앤디는 뒤집어지게 웃었다. 결혼 할 때 앤디의 최우선 고려 사항은 언어가 통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아시아 사람이 이슬람을 믿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녀는 같은 대만인이 아니어도 되니 영어로 의사소통 가능한 사람을 원했다. 


개인적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 대부분이 남성 우월주의 국가고 여성 인권이 낮다보니 그 부분을 가장 신경써야겠다고 말했다. 앤디도 내 생각에 동의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평생 이슬람교에 대해 알 일 없던 내가 독일에 와서 이슬람에 관련된 것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여행을 다니며 주구장창 본 교회와 성당들. 색다르게 이번엔 머스크가 있다고 해서 가본 적 있다. 

바닥도 푹신하니 앉아도 보고 <쿠란>이 있어 펼쳐보기도 하였다. 


독일에서 우연히 방문해본 musk

여자들을 위한 기도실, 발을 닦는 족욕실도 남자는 1층, 여자는 2층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지난번 에피소드인 독일의 누드 비치와 참 대조되는 가치관이다.)


단일 민족 국가 대한민국에서 머스크를 볼 일은 없었는데 이곳에 오니 참 종교의 다양성과 종교가 뭘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신념 하나로 음식을 선택하고, 아침 일찍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기도를 한다는 게 참 신기하다. 


개인적으로 어떤 종교던 사회의 인식과는 무관하게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하지 않았고 모르는 것에 대해 비판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율리우스에게 이슬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존중하지만 친구로 지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같이 일하던 직원 중 한명이 이슬람교였는데 당시 이스라엘 - 하마스 전쟁 중, 하마스가 이스라엘 여자들을 강간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그녀는 하마스는 이슬람교를 믿기에 절대 여자들을 강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짜 뉴스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율리우스는 이슬람교 사람과 친구로 지내는 건 어렵다고 느꼈다고 한다. 

특정 종교의 문제라기 보다는 종교로 인한 무분별한 신뢰와 믿음이 잘못된 것 같다.


우리도 숱하게 보지 않았는가. 

수많은 사이비 종교 단체들, 그곳에 빼앗긴 가족을 찾아오려는 사람들, 평생 일군 재산을 갖다 바치는 사람들까지 말이다. 또한 종교를 통해 구원받고 새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걸 보면 정말 종교는 뭘까 싶다. 나에게 종교는 순수하게 궁금한 것이다.
뭐가 이토록? 이라는 생각을 던지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종교적 가치를 언젠간 이해하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내게도 생길까 하는 물음표를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독일에 와서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해 볼 수 있음에 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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