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藻』 許萬夏 / 꽃 I

by 현목

꽃 I




이 썩은 胸腔에서 꽃을 피어나게 해주십시오.

바다에 엎드려 우는

暗膽한 밤을

여윈 肋骨을 깨무는 自棄의 물결을

시원히 微笑짓는 눈물의 꽃을.

사랑하던 모든 것은 말없이 가고

疎遠히 이제 혼자 남았습니다.

끝없는 砂丘의 炎熱을 오히려 짙푸른 肉葉으로

抵抗하며 서 있는 仙人掌같은

그 숨막히는 忍耐와도 같은 빛갈의 꽃을.

저 無邊한 공간 어느 透明한 境城에서 퍼덕이고 있을

찟어진 旗ㅅ발같은 決意의 꽃을.

悔恨처럼 구비치는 긴 時間을

자욱히 落葉지던 수 없는 背信을

또, 모래를 씹으며 견디었던 기다림 같은 꽃을.

꽃처럼 희고 차운 것이 휘몰아치던

그 北國의 氷原에서 바라보던 노을처럼

찬연히 樣姿할 내 푸시케의 噴水,

言語가 이미 다한

그 애절한 抱擁만한 龜裂을 두고

지친 눈빛으로 서로를 읽던

限없이 暗膽하던 밤 같은 꽃을.


*


꽃 I


----ⓜ(metaphor) ----ⓢ(statement)


∙이 썩은 胸腔에서 꽃을 피어나게 해주십시오.----ⓜ

∙바다에 엎드려 우는 暗膽한 밤을----ⓢ

∙여윈 肋骨을 깨무는 自棄의 물결을 시원히 微笑짓는 눈물의 꽃을.----ⓜ

∙사랑하던 모든 것은 말없이 가고 疎遠히 이제 혼자 남았습니다.----ⓢ

∙끝없는 砂丘의 炎熱을 오히려 짙푸른 肉葉으로 抵抗하며 서 있는 仙人掌 같은 그 숨막히는 忍耐와도 같은 빛갈의 꽃을.----ⓜ

∙저 無邊한 공간 어느 透明한 境城에서 퍼덕이고 있을 찢어진 旗ㅅ발 같은 決意의 꽃을.----ⓜ

∙悔恨처럼 구비치는 긴 時間을----ⓜ

∙자욱히 落葉지던 수 없는 背信을----ⓜ

∙또, 모래를 씹으며 견디었던 기다림 같은 꽃을.----ⓢ

∙꽃처럼 희고 차운 것이 휘몰아치던 그 北國의 氷原에서 바라보던 노을처럼 찬연히 樣姿할 내 푸시케의 噴水,----ⓜ

∙言語가 이미 다한 그 애절한 抱擁만한 龜裂을 두고 지친 눈빛으로 서로를 읽던 限없이 暗膽하던 밤 같은 꽃을.----ⓜ

*


1 대부분 시인들이 시를 감상하는 서정적 방법보다는 저 나름의 방식을 취하겠습니다. 첫 번째가 시의 언술을 크게 나누어 은유와 진술로 구분합니다. 두 번째는 시인이 본 사물의 본질을 찾아 봅니다.

2 직유라도 신선한 것은 은유로 취급했고, 직유지만 상투적인 것, 혹은 비유가 약한 것은 진술로 했습니다.

3 시의 구성이 약간은 독특합니다. 흉강에서 꽃을 피워 나게 해달라고 하면서 그 꽃의 내역을 차례로 읊고 있습니다. 다섯 개의 꽃이 되는 것 같습니다.

4 허만하 시인이 문체라고 할까, 시인의 목소리라고 할까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가 있는데 그것이 이 첫 시집에서 벌써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개의 시인들은 시의 행을 압축하여 짧게 하면서 진행하는 편인데 허만하 시인은 일종의 만연체처럼, 그것도 추상적인 한문을 구사하면서 시행을 만든다는 것이 독특합니다. 신세대의 분위기보다는 오랜 고전의 풍모가 엿보입니다.

5 시적 의도는 무엇일까요? 허만하 시인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제목이 ‘꽃’입니다. 꽃에서 허만하 시인만이 보았던 것, 혹은 사물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6 ‘사랑하던 모든 것은 말없이 가고 疎遠히 이제 혼자 남았습니다.’ 이 행을 범박(泛博)하게 말해서 흔해 빠진 연애사로 보면서도 얘기할 수 있고, 아니면 정신적인 고독감을 배경으로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가운데 시인은 다섯 가지의 꽃이 자신의 가슴 속에 있기를 기원합니다.

①바다에 엎드려 우는 暗膽한 밤을/여윈 肋骨을 깨무는 自棄의 물결을 시원히 微笑짓는 눈물의 꽃을.⇒ 바다에서 울던 암울한 밤, 늑골을 아프게 물고 지나가는 스스로 포기하는 물결을 보고 웃음 지우며 눈물 짓는 꽃을

②끝없는 砂丘의 炎熱을 오히려 짙푸른 肉葉으로 抵抗하며 서 있는 仙人掌 같은 그 숨막히는 忍耐와도 같은 빛갈의 꽃을.⇒모래 언덕의 심한 더위를 선인장이 자신의 몸으로 막으며 서 있는 인내의 꽃을

③저 無邊한 공간 어느 透明한 境城에서 퍼덕이고 있을 찢어진 旗ㅅ발 같은 決意의 꽃을.⇒무한한 경성에서 퍼덕이는 찢어진 깃발이 결의하는 꽃을.

④悔恨처럼 구비치는 긴 時間을/자욱히 落葉지던 수 없는 背信을/또, 모래를 씹으며 견디었던 기다림 같은 꽃을.⇒회한하는 시간, 낙엽지는 배신 속에서 인내하며 기다리는 꽃을.

⑤꽃처럼 희고 차운 것이 휘몰아치던 그 北國의 氷原에서 바라보던 노을처럼 찬연히 樣姿할 내 푸시케의 噴水, 言語가 이미 다한 그 애절한 抱擁만한 龜裂을 두고 지친 눈빛으로 서로를 읽던 限없이 暗膽하던 밤 같은 꽃을.⇒북국의 빙원에서 바라보던 노을 같은 모습의 영혼의 분수, 말이 필요 없는 포옹만한 균열을 두고 지쳐서 암담한 밤의 꽃을.

7 허만하 시인은 ‘꽃’에 대한 본질, 혹은 시인이 하고 싶은 말을 다섯 가지로 말한 셈입니다. 다시 말해, ‘눈물 짓는 꽃’ ‘인내의 꽃’ ‘결의하는 꽃’ ‘기다림의 꽃’ ‘암담한 밤의 꽃’을 가지고 형상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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