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기억은 시납시스 증가의 결과다
이 책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요양병원에 있다 보니 자연히 알츠하이머 병에서의 치매 환자를 많이 보게 되고 또한 치매 혹은 기억상실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기억’이란 단어를 쳐서 검색하여 『기억의 비밀』이란 책을 구입하게 되었고 읽어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보통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2000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탄 분이었습니다. 같은 의사이다 보니 친밀감도 들었습니다만 내용은 오랜만에 정말 어려웠습니다. 지금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내용을 상기하여 ‘마구쓰기’ 독후감을 쓴다는 자체가 사실은 어폐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소설책이나 자서전 같은 것이 아니라 거의 전부 과학적 사실을 기술한 것이므로 정확성을 기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마구쓰기’ 독후감의 취지에도 어긋나므로 우선 에릭 캔델이 말한 것이 조금 부정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써봅니다.
우선 신경세포(뉴런)의 정보 전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각이라는 자극이 신경세포에 들어가면 그것이 액션포텐셜(전기적 단계)로 신경의 축삭을 지나서 축삭 끝에 있는 프레시납틱 말단에 가서 칼슘이온을 세포 안으로 유입하게 되면 신경전달물질(뉴로트란스미터)이 방출되어 다른 신경의 세포 머리에서 나온 수상돌기로 전달된다고 합니다. 이 과정은 정말 흥미 있고 가장 기본적인 지식입니다. 제가 기억한 것보다는 더 자세한 기전이 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1970년대 생리학을 공부하던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일반 독자가 읽기에는 상당히 난해하다고 느꼈습니다. 저 같이 그래도 그 바닥에서 들은 풍월이 있는 사람에게도 결코 만만한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다음에는 단기 기억이 해마와 내측 측두엽(medial temporal lobe)이 관여하고 그것이 어떻게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가의 기전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장기기억이 생성되는 것은 결코 뉴런의 숫자가 증가되는 것은 아니고 단지 시납시스(synapsis/連接)의 숫자가 증가되며 종국에는 그것이 해부학적 변형까지도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기억에는 서술 기억과 비서술 기억이 있다고 했습니다. 전자는 어떤 사건을 말한다면 후자는 운동이나 솜씨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전자는 그런 기억을 회상하여야 하지만 후자는 무의식중에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제가 느낀 의문점이 하나 있습니다. 인간이 받는 자극―시각, 청각, 지각이든 단순한 물리적 자극이든―은 뉴런에 전기적 분자적 혹은 화학적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것이 어떻게 단기기억, 장기기억, 서술기억, 비서술기억마다 다르다는 것인지 명쾌히 머리에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시납시스가 증가한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비록 그런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뉴런의 전기적 화학적 반응이 어떻게 인간의 의식을 일으키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전기적 화학적 반응으로 어떻게 색깔이 다 다르게 느껴지느냐는 것입니다. 붉은색의 전기화학적 반응과 파란색의 전기화학적 반응은 어떻게 다를까요. 어떻게 추상적 개념, 즉 인간, 창조, 우주, 신, 자아, 자유의지 같은 개념을 전기화학적 반응은 구별할 수 있을까요. 이런 각 개념마다 뉴런의 전기화학적 반응은 다를까요. 아니면 뉴런의 수도 없는 시납시스를 통한 교류에 의해 그런 것이 만들어질까요. 저는 아직도 그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