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예쁜 걸 보면 사진을 찍어 두었다가 그림을 그리고 싶어 진다. 카페에서 본 예쁜 식물, 예쁜 잔에 담긴 음료, 나무 사진… 지난 금요일에는 은행나무를 그렸다. 그동안 수없이 은행나무를 보았지만 명암을 관찰해 본 적이 없었다. 앞으로는 나무들을 볼 때 색감과 명암을 자세히 보게 될 것 같다. 교안을 보고 그려 어려웠다. 항상 무언가를 보고 그리지만 똑같이 그린 적이 없는 것 같다.
선생님의 그림을 사진 찍지 않고 왔다. 내가 그동안 찍었던 사진 중에서 골라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요즘 폭 빠진 커피로스팅 카페에 앉아 책을 읽다가 예쁜 화분이 있어 찍었던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려 보았다. 의도했던 것보다 칙칙해서 다른 그림은 스케치만 했다. 자주 가는 카페의 예쁜 나무와 그날 먹은 아이스 녹차라테이다. 카페는 물건이 많아 스케치가 쉽지 않았다. 직선을 똑바로 그리는 게 가장 어려웠다. 녹차 라테의 파스텔 연두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려워 학원 선생님께 여쭤보려고 스케치로 두었다.
월요일에는 연구년 워크숍에 갔다가 예쁘게 심긴 나무들이 있어 사진에 담았다. 어렸을 때 나무를 수없이 그렸던 것 같은데 다시 하려니 어렵다. 그래도 이제 다른 그림 아닌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려보았다는 게 뿌듯하다. 그림에 담고 싶은 예쁜 것들이 내 앞에 많이 나타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