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태권도 16회 차

by Kelly

수요일. 어김없이 도장으로 향했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가자마자 달리기를 시작했다. 노래가 두 세 곡 이어질 동안 계속 뛰었는데 중간에 점프 동작을 함께 하기도 했다. 바로 이어 다리 찢기를 했다. 아직 각도는 많이 남았지만 발을 위로 세우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관장님이 일이 있으셔서 발을 다쳤던 사범님이 시범을 보여 가며 여러 가지 발차기로 반환점 돌아오는 걸 연습했다. 몇 번 시범을 보이는데 다리가 너무 불편해 보였다. 걸을 때 한쪽 다리를 구부리지 못할 정도인데 시범을 보이다니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시범 안 보여주셔도 된다고 용기 내어 말씀드렸다. 나을 때 조심해야 다시 다치지 않는다는 것을 주변에서 너무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나도 항상 부상 주의!


마지막에는 둘씩 짝을 지어 미트 잡아 주고 발차기를 했는데 한동안 발차기 연습을 많이 안 해서인지 돌려차기 동작이 흐트러져 앞으로 발을 든 다음 옆으로 틀어야 하는데 옆으로 틀면서 다리를 올리는 잘못된 습관이 든 걸 알게 되었다. 집에서도 한 번씩 연습해야겠다.


그래도 여러 발차기를 나름 잘 연습하고 있었는데 미트 아래 손을 잘못 차는 바람에 미트를 잡고 있던 아가씨 손에서 피가 났다. 핏방울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이니 엄청 큰 상처다. 내 발을 보니 발톱이 부러져 나가 있었다. 그 날카로운 부분에 손을 다친 것이다. 어찌나 미안한지 바로 휴지를 들고 가서 닦고, 바닥과 미트에 묻은 피도 물을 묻혀 닦았다. 손에서 계속 피가 나 마음이 너무 아팠는데 자꾸 괜찮다고 했다. 자세히 보니 손을 떨고 있었다. 이런 참사가 있나. 수업이 끝날 때여서 바로 밴드를 함께 붙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계속 마음이 쓰여 카톡으로 커피 선물을 보내고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집에 오자마자 발톱을 깎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정말 괜찮다고 금요일에 보자고 답이 왔다. 비단결 같은 마음을 지닌 분이었다.


원래 손톱도 발톱도 길러 예쁘게 바르고 다니는 걸 하나의 낙으로 생각하던 때가 있었는데 바이올린을 하면서 손톱을 기르지 못하고 짧게 깎아 왔다. 앞으로는 발톱도 아주 짧게 깎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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