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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by Kelly

연휴 동안 양가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아침에 잠깐 전화도 드렸다. 몇 년 전 아이들이 어버이날을 거하게 챙긴 후로는 별다른 이벤트 없이 지내고 있다. 막내가 한 달 전 시작한 아르바이트비를 받았다고 저녁을 먹자고 해 식사를 하고 왔다. 며칠 전 다 모여 식사를 한 데다 일로 바쁜 아이들은 오지 못해 셋이 먹었다. 오빠로부터 식사비 찬조를 받았다고 소고기를 샀다. 아이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라는 생각을 하니 고맙고도 미안했다.


저녁을 먹고는 늦은 시간에 문을 연 카페에 가서 앉았다. 딸이 봉투를 꺼냈다. 오랜만에 편지를 썼단다. 편지지를 고르고, 하루 종일 신경 쓰며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예쁘게 쓴 편지가 어떤 비싼 선물보다도 값지다. 미안하고 믿어주어 고맙고, 앞으로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눈물 나는 편지였다.


어버이날 꽃을 사러 화원에 들렀다가 꽃을 사 왔다. 전에는 꽃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었는지, 그림 그리면서 관심이 생긴 것인지, 꽃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원래는 수국을 사고 싶었는데 꽃이 1년 동안 피는 건 아니라고 해서 랜디제라늄이라는 꽃을 샀다. 제라늄보다 색이 예쁜 꽃이었다. 향을 좋아하지만 제대로 키우지 못했던 라벤더도 또 샀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잘 키워보고 싶다.


어버이날이 있어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할 수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5월은 돈이 좀 많이 들긴 하지만 꼭 있어야 할 시간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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