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원에 갔다가 저녁을 먹고 가느라 도장에 조금 늦었다. 관장님은 퇴근하시고 사범님이 아이들을 지도하는 중이었다. 옆에서 스트레칭과 발차기를 하고 있으니 오늘은 품새 하는 월요일이라 빨간 매트 위에서 아이들과 번갈아 가며 품새를 하자고 하셨다. 처음에는 혼자 하라고 했는데 쑥스럽다고 아이들과 같이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중, 고등학생과 5학년 아이는 옆에서 기술 발차기를 했다.
두 팀 중 하나에 들어가 번갈아 가며 두 번씩 품새를 했다. 4장부터 올라가면서 했는데 오랜만에 하니 중간에 헷갈리는 동작도 있고, 갑자기 생각이 안 나 혼자 잠깐 멈추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미안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혼자 하라고 하신 거였나? 어쨌든 두 번째는 조금 나아졌다. 다른 아이들이 하는 사이에 앞 품새를 사범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복습하고, 다음 품새를 연습했다. 그리고 틈 날 때마다 학다리서기 동작을 했다. 흔들림이 적어지기를 바라면서.
늦게 가서 태극 7장까지 하고 시간이 다 되어 마무리했다. 팔꿈치로 내려갔다가 한쪽 팔과 다리를 드는 팔 굽혀 펴기를 아이들과 하고 마쳤다. 금요일에 도장 행사로 빠질 예정이라 조금 늦더라도 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태권도 다녀온 날은 더 빨리 잠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