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53회 차
연휴 동안 가장 바쁠 것 같은 한 주를 계획했다. 화요일은 교사 오케스트라와 태권도, 수요일은 일요일 오후에 있을 서점 공연의 리허설, 목요일은 출장, 토요일은 기말 실기, 일요일은 공연이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하나도 놓치지 않기를 바라며 다이어리의 주간 일정 칸을 채웠었다.
연휴 마지막 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밥을 먹고, 연습을 조금 한 후 출근했다.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회의와 연수를 듣고, 퇴근하고는 교사 오케스트라 연습에 갔다. 원래 8시 전에 끝나는데 연습을 좀 길게 하는 바람에 태권도에 조금 늦었다. 원래 화요일은 가는 날이 아니지만 월요일에 두 번이나 연속으로 빠져서 이번 주에는 와도 된다고 하셨다. 수요일 리허설로 용인까지 갔다가 태권도 가기 힘들 것 같아 오케스트라 연습 끝나고 부랴부랴 간 것이다. 다행히 다들 조금씩 늦은 건지 내가 도착하니 바로 시작했다.
줄넘기로 시작했는데 다른 것에 비해 쌩쌩이가 5개가 최고였다. 원래 7개 연속이 신기록인데 이상하게 자꾸 걸렸다.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지내서일까? 아니면 연휴 동안 너무 안 움직여서 체력이 조금 떨어진 건지도 모른다.
스트레칭 후 스텝박스를 가져오시더니 점프로 스텝박스를 넘은 후 왼발과 오른발 돌려차기를 하고 다시 뒤돌아 제자리로 가는 건데 모두 두 발 점프로 뛰어야 해서 몇 번만 해도 숨이 가빴다. 10번씩 세 세트를 했는데 두 번째부터는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 번 한 후 미트 잡고 서 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체력이 바닥났고, 허파가 터질 듯 아팠다. 마스크를 낀 채 계속 뛰어서 그런가 보다. 이제 끝났다 했더니 관장님이 스텝박스를 하나 더 가져오셔서 점프를 두 번 넘고 돌려차기를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20대 아가씨에게는 조금 덜 힘들었을까? 스텝박스 두 번 넘기 10번씩 세 세트는 정말 나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었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관장님을 졸라 다섯 번만 했다. 예전에는 엄두도 못 내던 일이었는데 6개월 차가 되니 협상을 하게 된다.
마지막에 태극 3장 마지막까지 배웠다. 쌀쌀한 날씨에 반팔 입고도 비지땀을 흘린 밤이었지만 그래서인지 샤워한 후 더 개운한 느낌이다. 잠이 솔솔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