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95회 차
월요일. 태권도 가기 전에 품새 영상만 보다가 오랜만에 집에서 한 번 해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거실에서 4장과 6장을 한 번씩 했다. 남편이 보고 있다가 와서 장난 치는 바람에 투닥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아뿔싸! 아래층 이웃이었다. 며칠 전에도 외출했다 돌아온 아이가 걷는 소리에 한 번 올라온 적이 있어 이번이 두 번째다. 9년째 살면서 누군가 올라온 적이 그동안에는 없었다가 두 번이나 오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앞으로 태권도 연습을 집에서 하면 절대 안 되겠다. 조만간 맛난 걸 사다가 놓고 와야겠다.
그러느라 조금 늦었다. 괜히 연습을 해가지고. 도장에서나 열심히 할 걸. 도착하니 마지막 스트레칭 중이어서 같이 다리 찢기를 하고 앞서기와 뒤서기로 막기 동작들을 연습했다. 다음에는 봉을 붙잡고 무릎 접었다 앞으로 펴서 버티기 3초간 양발 10번씩, 앞차기 후 3초 버티기 10번씩을 했다. 허벅지 근육이 엄청 아프고 무릎 펴기도 어려웠다. 3초 버티는 동안 다리가 후들거렸다. 큰 운동이 되었으리라. 땀이 나서 온풍기를 끄고 창을 살며시 열었다. 다음에는 앞으로 편 채 위, 아래로 열 번씩 올렸다 내렸다 했다.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나와 검은띠 중학생은 옆차기를, 흰띠 분들은 돌려차기를 연습했다.
마지막에는 각자 품새를 했는데 중학생은 태백을, 나는 태극 4, 6장을, 그리고 흰띠 분들은 드디어 태극 1장 마지막 부분을 연습했다. 동작이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아직도 순서나 동작이 잠깐씩 헷갈려 멈출 때가 있다. 사범님이 보더니 부드러운 부분과 강한 부분을 구분해야 하는데 지금 전체적으로 너무 딱딱하다고 하셨다. 로봇 같다고. 동작 중간은 부드럽게, 마지막은 절도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잊고 있었다. 꼭 기억해야지.
고무줄을 못 가져가 산발을 한 채 운동했더니 땀이 머릿속에서 목 뒤로 흘러내렸다. 여분 고무줄을 꼭 차에 여러 개 두어야겠다. 내일 아침에는 다리 근육이 조금 당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