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시작하고 3개월이 지났다. 서먹하던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쉬는 시간마다 시끌벅적하여 물통 하나, 스펀지 공 하나로도 땀이 나도록 즐겁게 논다. 수학 문제 얼른 풀고 친구들 알려주려고 미리 풀어오는 친구들, 느린 친구들을 위해 참고 기다리며 서로 챙기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감동적이다.
스스로 물건 챙기기를 어려워하는 친구가 있는데 사물함을 열었더니 너무나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 친구의 사물함이 이렇게 깨끗한 적이 있었나, 싶어 누가 정리를 도왔느냐고 물었더니 한 여자 친구가 손을 들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른 친구의 사물함까지 정리해주는 정성이 너무 갸륵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남녀 구분 없이 너무 친하게 지내는 우리 반 아이들. 모두 완벽할 수 없기에 가끔은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서로 오해를 하기도 하지만 자기 잘못을 잘 인정하고 사과하며, 다시 우정을 다지는 아이들을 볼 때면 흐뭇하다. 사건사고가 없으면 좋겠지만 지난 2년에 비해 매일 등교하며 학교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사춘기 6학년 아이들은 사이가 좋은 만큼 오해가 쌓이기도 한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친구가 있기도 하고, 서로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회의 축소판인 교실에서 아이들이 문제들을 만났을 때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면 아이들의 실수도 이해할 수 있다. 모쪼록 자기주장만 내세우지 않고, 다른 이의 입장을 이해하며 사랑으로 감싸는 학급 분위기가 졸업할 때까지 이어져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잘 쓴 독서록이나 지혜로운 발표에 박수를 보내고, 친구의 주말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조금씩 나아지는 친구의 체력을 칭찬하고, 사회 필기마저 좋아하며, 규칙을 지키려고 발버둥 치는 우리 반 친구들,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