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루기 겨루기

태권도 141회 차

by Kelly

금요일. 왠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도장에 갔다. 주중에 퇴근하고 영화 보느라 나가 있었더니 쉴 틈이 없어 피곤했나 보다. 관장님이 안 계시고 신사범 님이 수업을 하셨다. 홍사범 님과 스트레칭과 체조를 하고 바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내가 처음 도장에 갔을 때 10분 내내 달리는 걸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한동안 하다가 요즘은 잘 안 달렸는데 금요일 노래 두 개 끝날 때까지만 달린다고 했다. 좁은 도장에 콘을 세워 놓고 계속 달린다. 내가 맨 앞에서 달렸다. 맨 앞은 처음이라 오히려 편했다. 중간에 점프하며 뛰거나 옆으로 뛸 때도 먼저 할 수 있어 좋았다. 노란띠 두 분은 아마 뛰는 건 잘 안 하셨을 거라 예전의 나처럼 놀랐을지도 모른다. 서늘하게 느껴지던 에어컨 튼 도장이 덥게 느껴졌다.


다음부터는 발에 보호장구를 차고 둘씩 짝을 짓고 바꿔 가며 계속 겨루기를 했다. 앞뒤로 스텝을 뛰다가 적당한 거리가 되면 바로 발차기를 하거나 상대의 발차기 후 내려 차기, 그리고 상대가 공격하지 못하게 거리 좁히기 등 여러 가지를 1분, 혹은 1분 30초씩 연습했다. 노란띠 중 먼저 들어오신 분이 원래 복싱을 좀 하셨고, 초등학교 때 육상 선수여서 그런지 발차기할 때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나고, 몸도 날렵해서 겨루기를 정말 잘하신다. 그 친구와 짝이 되었을 때는 어찌나 빠르게 이동을 하는지 보기만 해도 자꾸 웃음이 나왔다. 원래는 상대를 실제로 공격하기 전에 멈춰야 하는데 몇 번은 살짝 맞기도 했다. 대단한 노란띠다.


계속 겨루기를 하고 수업이 끝난 후 기진맥진하고, 땀범벅이 되었다. 씻고 싶은 생각밖에 안 났지만 거리를 조금 가늠할 줄 알게 되었고, 겨루기의 감을 아주 미세하게나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보람찬 금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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