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에 늦었다

태권도 150회 차

by Kelly

금요일. 일이 있어 들렀다가 집에 오는 길에 밥을 먹으러 가자는 전화를 받고 가족 중 일부와 함께 식당에 갔다. 처음에는 짜장면 간단히 먹을까 했는데 요즘 현장 다니며 살 빠졌다는 둘째를 생각해 쌈밥집에 갔다. 들어가자마자 사람들이 너무 많았는데 걱정했던 대로 식사가 너무 늦게 나왔다. 태권도 갈 시간 30분 전인데도 밥이 안 나와서 단톡방에 일단 늦을 것 같다고 메시지를 했다. 다행히 사범님 답이 왔다.


밥을 허겁지겁 먹고, 더 먹으려는 남편의 숟가락을 내리게 한 채 집에 가 옷을 갈아입고 얼른 도장으로 향했다. 시작한 후 20분이 되어 도착했다. 관장님은 안 계셨고, 노란띠 두 분과 두 사범님이 미트 발차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바로 다른 한 분과 짝이 되어 미트를 잡아주고 내려 차기와 밖에서 안으로 차기를 연습했다. 상대와 거리가 가까울 때 머리 쪽을 공격할 수 있는 공격 기술이다. 밖에서 안으로 차기는 생각보다 높이 차야 한다. 팔목이 아직 완쾌된 건 아니어서 왼손으로 미트를 잡을 때 아플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견딜만해서 다행이었다. 잠깐 그것 했는데도 머리카락 사이로 땀이 흘렀다.


미트 차기를 한참 하고 있는데 갑자기 신사범 님이 귓속말로 뭐라고 이야기를 했다. 잘 안 들려서 뭐라구요, 하고 몇 번 더 여쭸더니 큰 소리로 옷 거꾸로 입으셨다구요, 하는 것이다. 티셔츠는 제대로 입었고, 아래를 보니 상표가 있어야 할 오른쪽 허벅지에 아무 것도 없었다. 화들짝 놀란 나는 환복실에 가 얼른 갈아입고 나왔다. 너무 창피했다. 얼마나 급했으면 바지 앞뒤도 구분 않고 다리를 쑤셔 넣었을까?


다음에는 월요일 심사를 대비해 각자 품새를 연습했다. 신사범 님이 노란띠 분들과 태극 3장을, 나는 홍사범 님과 태극 8장을 연습했다. 엄밀히 말해서 사범님들은 세부 동작을 잘하고 있는지 봐주셨다. 여러 번 하는 동안 홍사범 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말씀해주신 것이 공을 던질 때 자신에게 맞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찾듯(실제로 탱탱볼을 던져보게 하셨다) 자연스럽게 동작을 하는 것이었다.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로봇처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절도 있게 하라는 것이 몸을 굳어지게 했나 보다. 느려도 되니 속도에 신경 쓰지 말고, 나만의 자세로 마지막은 손발이 동시에 끊기가 핵심이었다. 여러 번 하는 동안 조금씩 나아졌다. 마지막에는 칭찬해 주셨다.


20분이나 늦는 바람에 죄송하긴 했지만 그래도 빠지지 않고 간 게 다행이다. 이제 바로 승급 심사다. 이번 주말에는 어떻게든 꼭 연습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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