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171회 차
월요일 대체휴일이어서 또 5일 만에 도장을 찾았다. 막내가 에버랜드에 차를 가져가는 바람에 버스로 이동했다. 너무 일찍 출발해 30분 전에 도착해서 책을 읽었다. 초등학생 다섯 명이 고려 품새를 수련 중이었는데 기합 소리가 너무 귀여워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아이들인데도 고단수 품새를 하는 걸 보니 너무 멋졌다.
아이들 수업이 끝나 스트레칭을 하다가 영상을 보며 태극 8장을 혼자 연습했다. 여러 번 보았더니 거의 다 외우긴 했는데 중간중간 어떤 서기였는지 기억나지 않아 엉터리로 혼자 연습했다. 조금 있으니 파란 띠 두 분이 한 명씩 도착했다. 우리는 줄넘기를 먼저 했다. 자꾸 걸리긴 했는데 쌩쌩이는 또 스물여덟 번을 넘었다. 얼마 전에 세운 신기록과 같다. 중간에 지쳐 멈추고 싶었는데 줄이 계속 자동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두 번만 더 넘었으면 서른 넘겼을 것 같아 조금 아깝기도 했다.
다리 찢기를 하고, 발차기를 시작했다. 셋이 줄을 서서 발차기를 하고 뒤로 가는 것을 반복했다.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회전했다. 여러 발차기를 했는데 그중 평소에는 잘하지 않던 돌려차기 후 뒤차기와 돌려차기 후 뒤 후려차기를 한 게 재미있었다. 잘 안될 줄 알았는데 회전을 이용하니 후려차기도 생각보다 잘 되었다.
다음에는 관장님이 나에게 태극 8장을 알려주시고, 사범님이 태극 4장을 파란 띠 분들에게 가르쳐주셨다. 원래 태극 5장 앞부분도 했었는데 이번 심사 때는 태극 4장만 한다고 그것만 연습했다. 나는 순서는 거의 다 알겠는데 중간에 범서기 부분 동작이 어설퍼서 관장님이 그 부분을 계속 반복시키셨다. 몸이 기억할 것 같았다.
컨디션이 너무 좋다 싶었더니 마지막 미트 겨루기 때 사범님이 잡은 미트를 뻥뻥 잘 차다가 내려 차기 부분에서 잠깐 하늘을 날랐다가 팔을 벌린 채 왼쪽 어깨로 세차게 착지를 해버렸다. ‘뚜둑’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엄청난 고통이 몰려왔다. 주변에서 다들 어깨 괜찮으냐고 물었는데 괜찮지 않았으나 웃으며 아프긴 한데 괜찮을 거라고 말씀드렸다. 다들 안타까워하셨지만 12월에 국기원 가자던 관장님이 가장 마음 아파하셨다. 파스를 뿌릴까 하다가 부위가 부위인지라 집에 가서 바른다고 하고 얼른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다른 날보다 버스를 좀 더 기다렸는데 그 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고, 겉옷을 입기도 어려울 정도로 왼쪽 어깨 부위가 계속 아팠다.
집에 오자마자 파스를 연거푸 바르고 이 글을 쓴다. 아프긴 하지만 팔을 들어 올릴 수 있어 다행이고, 다리 아닌 게 천만다행이다. 이 어깨로 바이올린 할 것도 걱정되지만 그나마 연주할 때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오른팔이 아닌 것도 감사했다. 내일이면 더 아플 거라고 관장님이 말씀하셨는데 웬만하면 병원에 안 가고 낫고 싶다. 심하게 아프면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아야겠지만. 빨리 낫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