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띠

태권도 177, 178회 차

by Kelly

수요일. 일찍 도착해 스트레칭을 하고 태극 8장 연습을 했다. 수업이 시작되어 줄넘기를 먼저 했다. 요즘은 줄넘기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느리게 하기가 더 어려웠고, 빠른 게 기분이 좋았다. 쌩쌩이는 두 번 했는데 둘 다 15번쯤 했다. 생각해 보니 쌩쌩이 하는 동안 숨을 안 쉬는 것 같다. 쌩쌩이 하면서 숨 쉬는 방법을 연구해 보아야겠다. 그래야 더 오래 할 수 있을 테니까.


다음 날이 승급심사라 기본 지르기와 막기, 손기술과 발차기를 순서대로 쭉 했다. 이번에는 앞으로 이동하면서 연속 발차기하는 것과 뒤로 빠지면서 옆차기나 후려차기 하는 것을 연속으로 하는 것을 넣어 그것까지 연습한 후에 품새를 했다. 꽤 오랫동안 배워 온 태극 8장이 이제 익숙해졌음을 느낀다. 파란 띠 두 분도 태극 4장을 로봇처럼 둘이 똑같이 너무 잘하셨다. 승급심사가 걱정 안 된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미트 겨루기를 1분 30초씩 돌아가면서 한 후 팔 굽혀 펴기를 한 후 수업을 마쳤다. 나는 어깨를 다치고 팔목도 아파 플랭크를 했다. 빨리 원래대로 회복되어 팔 굽혀 펴기를 할 날이 오기를. 학사장교 시험 준비 중인 가장 늦게 등록한 파란 띠 분은 처음에 팔 굽혀 펴기 하나도 못하셨는데 이번에는 12개를 하셨다. 나도 나지만 다른 분들이 일취월장하는 걸 보는 것도 기쁨이다.




목요일. 약속이 두 개나 겹쳤고, 승급심사 날인데 요즘 저녁 시간마다 일이 있어 할 수 없이 약속 하나는 포기하고 다른 하나는 퇴근 후 바로 갔다가 승급심사에 맞춰 오기로 했다. 매월 항상 넷이 모이는 인문학 모임이라 빠질 수가 없었다. 다행히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조금 일찍 출발했는데 거리가 가까워 20분이나 전에 도착했다. 꿈나무 선수반 초등생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저번에는 서너 명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10명이 훌쩍 넘었다. 듣고 보니 유치원 아이들이 엄청 많고 초등생도 관원이 많은가 보다. 성인 부도 활성화되면 좋겠다. 아이들의 옆차기가 180도로 하늘을 향해 있어 깜짝 놀랐고, 한 발로 선 고수의 품새가 정말 멋졌다. 나중에 보니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유치원 때부터 도장에 다녔다고 한다.


관장님 사모님이 열심히 핼러윈 풍선을 불고 계셨다.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바람 넣는 기계가 하나라 혼자 하신다고 했다. 수업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들어가 바로 스트레칭을 하고 품새 연습을 했다. 컴퓨터 부팅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마지막 연습을 했고, 승급심사가 시작되어 우리는 그동안 연습한 것을 차례로 했다.


내가 품새 할 차례가 되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이 해 왔고, 영상을 보며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셀 수 없이 했기 때문에 실수 없이 마칠 수 있었다. 이번에는 회전할 때 몸의 흔들림이 적어 스스로 만족스러운 느낌이었다. 꾸준히 연습한 보람이 있었다. 미트 겨루기는 1분 30초가 너무 길다 싶을 정도로 사범님이 미트를 연속해서 계속 대주셨는데 마지막에 조금 체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발로 찼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하셨고, 땀도 많이 흘렸다.


심사가 끝나고 관장님이 만족스러운 평을 해주셔서 다들 기분이 좋았다. 바로 새 띠를 받았다. 나는 빨간 띠다. 어른용이 없어서 한 번 두르는 아이들용을 받았다. 그래도 마냥 좋았다. 12월 국기원을 향해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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