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웃은 날 - 태권도 244회 차

by Kelly

금요일. 도서관에서 책 빌리느라 조금 늦었다. 주황 띠와 여자 사범님이 스트레칭 중이었다. 여자 사범님은 스트레칭을 꼼꼼하게 하시는데 은근히 시원하다. 스트레칭 후 뒤에 서서 여러 방식의 무릎차기와 돌려차기 앞 동작을 반복하며 반환점 돌아오기를 했다. 주황 띠 분이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 나는 다리 찢기를 했다.


조금 후에 관장님 대신 아이들을 데려다준 홍사범 님이 오셨다. 우리는 다리 보호대를 차고 밀어차기를 했다. 너무 약하게 밀면 내가 뒤로 밀릴 수도 있고 너무 세게 밀면 균형을 잃기 때문에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밀어 차기는 겨루기에서 상대의 공격을 막거나 거리를 넓히는 등 여러 상황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나는 밀어 차기에는 자신이 있었다. 상대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게 걸리지만.


미트에 밀어차기와 돌려차기를 혼합한 발차기를 여러 번 연습한 후 우리는 몸통 보호대를 차고 겨루기를 했다. 홍사범 님과 주황 띠 분, 그리고 내가 돌아가면서 짝을 지어 두 번씩 경기를 했고, 여자 사범님은 심판이 되어 점수를 세었다. 내가 주황 띠 분과 먼저 했는데 겨루기를 할 때면 눈빛이 번뜩인다. 처음에는 앞에서 멈췄는데 그분이 약하긴 하지만 실제로 공격을 하니 나도 몸통 보호대를 향해 발과 손을 뻗게 되었다. 팔 보호대를 하지 않고 계속 막다 보니 팔에 발이 맞기도 했는데 아프지는 않았다. 내가 밀린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밀어차기를 한 번 더 하면서 6대 4로 이겼다.


다음에는 주황 띠 분과 홍사범 님이 겨루었다. 홍사범 님은 우리의 부상을 막기 위해 항상 힘의 30퍼센트 정도만 사용하시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하다. 두 분의 겨루기도 너무 재미있었다. 웃음이 자꾸만 나왔다. 실제 경기였으면 엄청 살벌했을 텐데 연습이라 그런지 다 큰 어른이 장난치는 것처럼 웃기기도 했다. 다음은 나와 홍사범 님이 겨루었다. 몸통 보호대가 뚫릴 때마다 공격을 했고, 나도 많이 맞았다. 빠른 공격으로 점수가 계속 서로 올라가다가 어느새 여자 사범 님이 점수를 잊어버릴 정도가 되었다. 나는 손과 발로 끊임없이 공격을 했는데 어찌나 웃기는지 계속 웃었다. 아프지 않게 공격하는 것도 기술일까? 1분 30초 내내 모두 다 너무 많이 웃었다.


수업이 끝난 후 홍사범 님이 냉장고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주셨다. 오래전 자주 먹던 요맘때라는 아이스크림인데 너무 맛이 좋아서 다음에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면 함께 사 오고 싶었다. 운동 후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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