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은 원래 혼자 하는 날인데 금요일에 방학이어서 수요일에 다른 두 분이 오시기로 해서 부담이 없었다. 조금 늦었더니 두 분이 먼저 와 계셨다. 이번에는 축하할 일이 있었다. 빨간 띠 분이 드디어 검은 띠를 받은 것이다. 1단 합격을 하고 이름 적힌 띠가 나와 수여식을 먼저 했다. 흰 띠부터 시작해서 검은 띠를 따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지켜본 나로서는 내가 받은 것처럼 감개무량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마음껏 축하해 주고 수업을 시작했다.
손기술 날이어서 체조와 다리 찢기 후 손기술 연습을 했다. 반대(왼손) 지르기, 바로(오른손) 지르기, 아래로 피하기, 젖혀 지르기를 연속 동작으로 하는 것을 연습한 후 세 부분으로 나눠 순환운동을 시작했다. 방금 연습한 손기술 연속 동작을 사범님과 하고, 샌드백을 손과 발로 치고, 거울을 보며 피하기 연습하는 것을 1분 30초씩 두 바퀴 돌았다. 샌드백을 발로 차다가 잘못 맞아 오른쪽 세 번째 발가락이 젖혀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괜찮을 줄 알았더니 발톱 사이로 피가 조금씩 배어 나왔다. 조금 쓰라리긴 했지만 바닥에 흐를 정도는 아니어서 발톱을 조심하며 발등으로 계속 샌드백 차기와 지르기를 했다.
남은 시간은 품새를 할까 하시다가 그동안 나 혼자 있을 때 했던 12가지 막기 동작 중 네 가지만 했다. 두 분은 4번까지 펀스틱으로 공격해 주며 같이 연습하고, 나는 사범님과 열두 동작 모두 반복 연습했다. 저번보다 속도가 빨라졌다. 빠르게 막는 것 너무 재미있다.
금요일부터는 방학이다. 원래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두 번 빠지는 건데 다음 주 화, 수, 목요일 내가 여행을 갈 예정이라 금요일에 다 같이 만나기로 했다. 10일 가까이 태권도에 못 간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늘려 놓은 다리 찢기나 품새 실력이 줄까 걱정되긴 하지만 방학은 어쨌든 좋다. 사범님은 여자 친구의 부모님이 계시는 제주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하셨다. 다들 건강히 지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