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원 대회 참가 - 태권도 282회 차

by Kelly

금요일. 대회 전날이어서 가족 식사를 일찍 끝내고 도장으로 향했다. 다른 두 분은 발차기를 하고 나는 스트레칭과 기초 발차기 후 계속 품새를 했다. 아직도 가끔은 틀리고, 동작들이 정제되지 못한 느낌이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옆차기 후 흔들림도 적고 다음 동작이 자동으로 이어져 조금은 발전한 것 같았다. 다만 함께 하시는 분들이 3, 4단들이라 사범님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되긴 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챙기고 거실에서 태극 6장과 고려를 세 번 정도 해 보고 출발했다. 올림픽 핸드볼 경기장인 걸 알고 있었지만 잠실 경기장에 가본 적이 없는 나는 주 경기장에 같이 있는 줄 알고 그쪽으로 내비를 찍고 갔다. 도착해 보니 왠지 이상해서 핸드볼 경기장을 검색하니 15분 정도의 거리에 따로 있었다. 일찍 출발한 게 다행이었다. 다시 핸드볼 경기장으로 가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 사범님들을 만났다. 아이들도 많았고 사범님으로 보이는 어른 분들도 많았다. 경기의 열기가 느껴졌다. 곳곳에서 품새를 하는 단체와 개인이 보였다. 우리 도장 아이들이 있는 쪽으로 가는 길에 화장실에 가서 한 번씩 더 연습했다.


일반부는 학생부 다음이라 따로 모였다. 사범님이 가라고 한 곳에 갔더니 내 또래 여성 두 명이 나를 환영했다. 우리 조는 세 명이다. 다른 두 분은 사범님들이어서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했다. 흰 띠였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대회에 참가하다니. 두 분과 처음 만났는데도 금세 친해져 이야기꽃을 피웠다. 내 또래의 여성 태권도인들을 만난 적이 처음이라 너무 반갑고 좋았다. 다들 20대에 태권도를 시작해 20년 넘게 해오고 있으니 이런 대회쯤이야 아무것도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걱정하고 긴장하셨다. 초보인 나는 멋도 모르고 오히려 담담했다.


동작을 까먹을까 봐 대기하기 전 복도에서 같이 몇 번씩 해 본 후 대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보다 어린 친구들이 많았다. 대기 중에 앞 조 한 분이 나에게 귀걸이와 반지를 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액세서리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어 얼른 귀걸이와 반지를 빼어 가방에 넣고 대회장 옆에 섰다. 알려주신 게 얼마나 감사하던지. 우리 차례가 되어 나는 맨 앞에 섰다. 뒤였으면 좋았을 텐데. 시작된 후에는 정신없이 동작들을 하느라 점점 빨라지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영상을 보니 혼자 엄청 빠르게 했다. 오히려 두 분은 여유 있어 보였다. 역시 오랜 수련으로 인한 내공이 대단하다.


바로 점수가 나왔다. 나는 예상대로 3등이었다. 끝까지 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메달을 받고 등수대에 나란히 서 사진을 찍었다. 다른 분들께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말씀드리고 바로 학교 선생님 결혼식장으로 달려갔다. 가다 보니 손에 반지가 하나 더 껴 있었다. 반지 둘 중 하나만 뺀 것이었다. 설마 반지 때문에 감점된 건 아니겠지? 나중에 영상을 보니 생각보다는 실수 많이 하지 않고 잘했는데 앞차기나 옆차기 할 때 발등을 내가 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부분을 고쳐야겠다. 그리고 너무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여유 있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범님들과 멋진 경기를 하고 나니 왠지 작은 계단 하나를 오른 느낌이다. 한 달 여를 품새에만 매달리면서 조금은 업그레이드되었을 거라 믿는다. 이 맛에 태권도를 계속하게 된다. 오늘 만난 앞 조와 우리 조 분들, 내년에도 다시 만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더 나은 모습 꼭 보여 드려야지.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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