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타래

여섯 번째 시

by 이아희




툭 하고 던져진 한마디.

그 말을 나의 실타래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더 깊이, 더 깊숙이.



그 말은맣고, 새까맣게 변해

내 안에 소복소복 쌓여간다.



나의 세상 까맣 변했고

그런 나의 세상에 불쑥 네가 들어왔다.



너는 진지한 내 표정이 재밌다고 했다.

뭐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흥미롭다고 했다.



의아했다.

그동안 들어본 적 없는 단어들을 너는 나에게 쏟아내었다.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지던 내가

너랑 있으면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그럴수록 나는 두려웠다.



나의 불행이 너 덮쳐버릴까 봐



나의 불안이 너 삼켜버릴까 봐



나의 그을음들이 너를 상처 낼까 봐



결국 내가 너를 떠나게 만들까 봐 겁이 났다.



너를 처음 만났을 때도

내 마음엔 성에가 가득 끼어있었다.



뿌옇게 가리어진 너의 진심을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너는 나의 실타래들을 풀고 있었다.

서로 엉킬 대로 엉커 버려 절대 풀리지 않을 것 같지 않은, 나조차도 포기했던 실타래들을.

천천히 천천히.


문득 그걸 알아챘을 때

나는 소복이 쌓인 것들을 쓸었다.



그리곤 너를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나의 성에 때문에 볼 수 없었던 너의 진심들이 보였다.

꽁꽁 숨겨놓았던 너의 실타래와 그을음들이 보였다.

나는 너의 그을음들을 어루만졌다.

그동안 고마웠어

이젠 내가 너의 실타래를 풀어갈게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