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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공 Apr 23. 2024

한국의 음식허세 문화

채식주의가 쏘아 올린 공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이상 기후의 원인, 지구온난화. 우리가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뻔하고 흔한 말이지만 잘 지키지 않는 것 중 하나인 “음식 남기지 않기”, “육식 줄이기”.


외국에서 살다 보니 주변에 환경보호의 인식을 가지고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한국보다 바이오 식품에 관심이 많고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메뉴나 식당이 많은 것들은 정말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고기 없으면 밥을 안 먹을 정도로 강경한 육식 파였지만, 주변 사람들과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지금은 육식을 많이 줄여가고 있다. 특히 소를 키우는 데 에너지 소비가 많이 되는데, 소를 키우기 위해 사료를 제공하고 다시 인간이 섭취하는 과정에서 돼지나 닭에 비해 더욱 자원의 소모가 크다. 단백질 섭취 등의 건강상의 이유로 고기를 꾸준히 섭취한다는 편견 또한 식물성 단백질 콩, 두부, 칙피에서 섭취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반박할 수 있다. 즉 우리는 비싸고 좋은 소고기라는 이유 만으로 무분별하게 먹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채식을 하면 좋은 점들이 생각보다 많다.

먼저 몸이 조금 더 가벼워진다. 단순히 살이 빠진다로 명명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야채를 더욱 챙겨 먹게 되어 육식 및 가공육 위주의 빨간색으로 물들여진 식습관에서 조금은 초록 빛깔을 띄는 것들을 찾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노화방지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듯이 고기, 햄과 같은 육식을 할수록 피부노화, 세포노화의 속도가 채식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빠르다.

마지막으로 음식의 풍미를 더욱 느낄 수 있다. 채식하는 사람들은 버섯을 고기처럼 요리해서 먹는 경우가 흔한데, 정말로 어떻게 요리를 하냐에 따라 버섯에서 고기맛이 나게 할 수 있다. 처음에 채식을 하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갔을 때, 돈가스 같이 생긴 것을 먹은 적이 있다. 당연히 돈가스(튀기지 않고 약간 빵가루로 구운 느낌이긴 했지만) 맛이 나길래 돼지고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친구가 이거 비건이라며 채식의 재료들을 뭉쳐서 가공육처럼 만든 것이었다.


프랑스에는 한국보다 환경친화적인 제품, 채식주의자를 위한 제품이 한국보다 많다는 것에 놀라곤 한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아예 채식주의자들만을 위한 레스토랑이 있고 일반 레스토랑에서도 적어도 2개는 채식 메뉴가 있다.


한국에 있었을 때는 대개 외식해도, 모자란 것보다 남는 것이 낫다면서 마구잡이로 먹고 싶은 것들을 다 시키는 경우가 흔하다. 글쎄, 지금 나의 입맛을 조금 더 충족하기 위해서 많은 음식을 남기고 버려지는 것들을 생각하면 그 또한 엄청난 낭비이다. 단순히 돈이 아깝다는 가치를 너머, 환경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나 혼자만 한다고 뭐가 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질 수 있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으나, 주변에 7~8년씩 채식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부터, 나 라도



책임감 있는 의식적인 행동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느끼는 한국과 외국의 차이는 이런 것들에서 온다. 자랑하고 비교하는 문화가 만연한 한국은, 별거 아니라도 허세를 부리는 경우가 많고 음식에서도 이러한 성향이 나온다. 음식이 낭비되는 줄은 모르고.


세상을 조금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산다면 매일 맛있는 먹을 것이 있다는 것에, 이야기를 나눌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따듯하게 잠을 잘 공간이 있다는 것에 충분히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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