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입원을 하였다
아내가 일주일 정도 입원하게 되었다.
우리 집 남자 셋은 패닉에 빠졌다.
아내와 엄마 없는 집을 상상이라도 해보았겠는가.
입원 전, 아내는 오히려 더 바빴다.
우리 집 세 남자를 위해 필요한 준비를 했다.
빨래를 해서 속옷과 양말, 셔츠 등을 옷장에 가득 넣었다.
냉장고는 반찬과 간식으로 빼곡히 채웠다.
밥을 못할 걸 대비해 토스터기도 새로 장만했다.
토스트용 튜브치즈와 과일 잼도 준비해 놓았다.
우리 집 남자들도 아내와 엄마의 수술과 입원을 걱정했다.
아내와 엄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며 깨달았다.
늘 곁에 있는 그녀가 결코 ‘당연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세 남자들도 그녀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다.
아빠와 두 아들은 마음을 모았다.
"아빠는 입원할 때 차로 함께 가서, 입원수속을 할게.
수술 당일, 하루 연차를 내어 엄마와 같이 있고,
매일 병원을 찾아 엄마를 위로할 생각이야.
퇴원할 때는 차로 안전하게 집으로 모시고."
아이들도 할 일을 말했다.
"저희들은 매일 병원을 방문하여,
아빠처럼 엄마에게 사랑과 위로를 줄게요.
아빠와 함께 교대로 병실에서 자면서,
엄마랑 말벗이 되어 줄게요."
수술하기 하루 전인 입원 첫날은 외할머니가 곁을 지킬 예정이다.
수술 직후 이틀은 전문 간병인이 필요했다.
그 뒤로는 아빠와 두 아들이 하루씩 엄마 곁을 지키기로 했다.
병실에서 자며 엄마를 응원하고 즐겁게 하기로 했다.
온 가족이 매일 병실에 모였다.
아이들이 재미난 이야기를 하면, 엄마가 웃다가 수술한 배가 아프므로 자제시켰다.
별말도 아닌데, 아내는 배를 잡고 아파하며 즐거워했다.
병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자면서 아내는 행복해 보였다.
평소에는 엄마의 질문에 “녜” “아니에요”하며 짧게 답하던 아들이었다.
엄마가 아프면서 아이들도 엄마를 많이 배려했다.
함께 자면서 엄마에게 이런저런 대학생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엄마가 아파서 몸을 뒤척이면,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 괜찮아” 하며, 걱정해 주었다.
병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자고 일어난 아내는 얼굴이 환해 보였다.
아내는 많은 걱정을 품고 병원에 들어섰지만, 한층 행복해진 모습으로 퇴원했다.
엄마와 아내로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우리 집 남자들도 예전의 무심한 남자들로 돌아가고 있다.
아이들의 대답도 다시 단답형으로 짧아졌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엄마와 아내가 없는 집이 얼마나 텅 빈 공간인지.
그녀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크고 따뜻한 축복인지.
*부모와 자녀, 남편과 아내, 아들의 군대, 자녀의 결혼, 여행과 영화 이야기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위 글과 비슷한 감성 에세이는 브런치 북 ( https://brunch.co.kr/brunchbook/yubok2 )과 함께 브런치 매거진 ( https://brunch.co.kr/magazine/hwan )에 공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