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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류산 Jun 25. 2022

영화 감상평 나누기

‘범죄도시 2’가 천만 관객을 넘겼다. 한국 영화에 경사스러운 소식이다

범죄도시 2


‘범죄도시 2’가 천만 관객을 넘겼다. 

한국 영화에 경사스러운 소식이다.

이제 영화계가 드디어 코비드에서 벗어난 듯하다.


우리 부부도 지난번 ‘브로커’를 시작으로 2년여 만에 영화관을 다시 찾았다. 

두 시간가량 마스크를 쓰는 불편함은 영화 보는 재미에 비하면 감내할만했다. 

예매를 하는 시점에 이미 천백만 관객을 넘어섰다. 

천 2백만 고지를 달성하는데 기여할 예정으로, 아내와 함께 극장으로 향했다


‘범죄도시 1’에서 형사 마동석과 장첸으로 나온 윤계상은 압권이었다. 

이번에 빌런으로 나오는 손석구의 연기도 궁금했다.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에서 구씨로 나오는 손석구는 이미 국내외적으로 유명해졌다.


영화를 다 보고 가족 단톡방에  알렸다.

나: 엄마랑 ‘범죄도시 2’ 보았음. 

아내 : 무시무시~~~ 임산부 절대 관람 금지~~ 부성 태교에도 안 좋을 듯.

작은 아이: 오, 재밌어요?ㅋㅋ

나: 1편에 뒤지지 않는 수작이었음. 전혀 심심할 틈이 없었음. 

흠을 굳이 잡으면 다소 잔인하다고 할까. 

그럼에도 15세 등급을 받았으니 등급 판정부터 선방한 듯.


큰 아이:  ㅋㅋㅋ잔인?

나: 어머니가 너무 겁을 주신 거임.

어차피 너희들은 장군이 낳을 때까지 극장에는 못 갈 터인데......

며느리: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이에요!!ㅎㅎ 장군이 태어나면 나중에 티브이로 봐야겠어요.

나: 액션과 함께 코믹 포인트가 재미를 더했음. 중간중간 웃음을 터지게 하는 유머 코드가 과하지 않고 작품에 잘 녹아들었음.


며느리: 오...... 재밌을 듯요. 범죄도시 1도 잔인하지만 재밌었는데!!ㅎ

나: 빌런 강해상은 '범죄도시 1'의 장첸보다는 캐릭터의 폭발력이 부족하지만 

손석구가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하여 살려내었음. 

며느리: 장첸이 엄청났었죠 ㅎㅎ 


나:- 손석구가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에서 구씨로 나와 국내와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흥행에 도움이 되었을 것임.  드라마에서 구씨가 과거에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 궁금했다는데 ‘범죄도시 2’를 보고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임 ㅋ

큰 아이: '나의 해방일지'가 세계적으로 유명?

나: 일본과 대만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넷플릭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함. 세계적으로도 ‘우리들의 블루스’가 전 세계 5위, ‘나의 해방 일지’가 8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함.


나: 엄마에게 ‘나의 해방 일지’와 ‘우리들의 블루스’가 인기가 좋다는데 나에게 권한다면 어떤 것이 좋겠냐고 물었음.

며느리: '우리들의 블루스' 한표여~ㅋㅋ

나: 어머니도 같은 의견. 둘 다 괜찮으나 ‘나의 해방 일지’는 내 취향이 아닐 듯하고, ‘우리들의 블루스’는 내가 좋아할 것이라 했음. 또한 글을 쓰는 입장에서 캐릭터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며느리: 제주도 방언이 재밌어요 ㅎㅎ 캐릭터도 훨씬 다채롭고요.


나: ‘범죄도시 2’는 베트남에서 벌어지는 일로 베트남 촬영씬이 많아야 했음. 코비드로 베트남이 봉쇄를 하여 배우들이 들어갈 수가 없게 되자 선발대로 이미 10억을 쓴 촬영 팀이 모두 철수해야  했다고 함.

아내: 그럼에도 세트장이 진짜 베트남스러웠음.

나: 중간에 빌런 손석구가 열에 받혀 응징하러 한국으로 오게 만들었는데, 베트남 사정으로 시나리오를 고친 것으로 보임. good flexibility! 

둘째 아이: 오, 베리 굳ㅋㅋ

며느리: 아 ㅋㅋ 궁금... 보고 싶네요!!ㅎㅎ


며느리: 집에 도착하셨어요? 비가 많이 와요! 

나: 집에 도착함. 다행히 우산을 챙겨갔음. 땡큐


범죄도시 2는 잘 만든 작품이다. 시리즈로 3편이 나와도 흥행 성공을 이어갈 듯하다.  

다만 장첸과 강해상을 뛰어넘는, 혹은 최소한 버금가는 빌런의 캐릭터 발굴이 필요할 것이다.



탑건: 메버릭


‘탑건: 메버릭’ 영화를 예약하였다.

이 영화의 전편인 ‘탑건’은 36년 전에 이십 대였던 군 장교 시절에 보았다. 

톰 크루즈는 탑건 전편을 찍을 때 24세, 탑건: 메버릭을 찍을 때 60세였다. 

36년의 세월이 흘렀다.

 

36년 전에 김포에 자리 잡은 해병 2사단에서 복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 BOQ라 불리는 독신장교 숙소의 2인실을 혼자 쓰고 있다가, 부대로 새로 전입해 온 해군 항공 중위와 방을 같이 쓰게 되었다. 탑건의 톰 크루즈도 해군 항공 장교가 아닌가.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탑건에서 나오는 주요 전투 장면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전투기 조종사답게 공중전 장면을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왜 전투기가 자신을 뒤에서 쫓아오는 적기에 대해 우세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수직상승을 해야 하는지, 수직 상승으로 적기가 자신의 전투기 밑을 지나가게 한 뒤, 적 전투기의 꼬리를 잡아 열 추적 미사일을 쏘아 격추시키는 기술 등 영화에서 나온 전투기들이 교전하는 씬에 대한 설명을 비행 경험을 토대로 실감 나게  해 주었다.


조종사가 전투기가 수직 상승하거나 회전할 때 관성의 법칙으로 지구 중력의 6배가 넘는 G(중력가속도: Gravitatinal acceleration)를 받는다 하며 G가 무엇인지 설명도 해주었다. 

중력을 거스르는 G를 많이 받기 때문에 조종사가 나이 들면 얼굴이 쭈글거리게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처음 만난 두 젊은 장교가 밤늦게까지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었던 그날 밤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BOQ 밖으로는 북한의 대남방송 스피커에서 나오는 웅웅 거리는 소리를 귓전에 들으면서.....  


영화를 예약하고 기대와 흥분된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카톡으로 알렸다.

나: 탑건: 메버릭을 예약함. 기대 만렙

아내: ㅋㅋ

나: 탑건 전편은  36년 전에 20대였던 아빠가 군 장교 시절에 보았음 

둘째 아이: 굳ㅋㅋㅋ

나: 아빠랑 독신장교 숙소에서 방을 함께 쓴 해군 항공 중위로부터 영화에서 나온 전투기들이 교전하는 씬에 대한 설명을 흥미롭게 들었던 그날 밤을 잊지 못함.

둘째 아이:  좋습니다.


며느리:  탑건 너무 재밌대요~~! 스크린 크고 빵빵한 데서 보세요.

나: 아이맥스나 4DX로 봐야 하나? 영화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선택이 좋을까?

둘째 아이: 코엑스 돌비 극장을 강추합니다.

나: 오호. 메가박스 돌비극장이 아이맥스 극장보다 나은가?

둘째 아이: 그럴 것 같습니당.


나: 왜 그런지 설명 좀 부탁할 게. 

둘째 아이: 탑건 영화의 몰입을 위해서는 큰 영상보다는 좋은 사운드가 중요해요. 돌비 사운드 극장에서 최적의 입체 음향으로 영화를 보면 더욱 몰입이 가능할 것임. 

나: 굳. 극장의 어느 위치가 최적의 자리일까?  중간 혹은 뒷자리 가운데?

둘째 아이: 중간자리 고고!  가장 정중앙과 가깝게.

나: 오케이, 땡큐!


코엑스 메가박스 돌비극장에 예약하러 들어갔더니 과연 모든 시간대에 중앙부터 외곽으로 방사형으로 자리가 예매되고 있었다. 우리도 중앙과 멀지 않은 좌석이 남은 시간대를 찾아 예약을 하였다. 집 근처 극장에서 한 영화 예약은 취소하였다. 아이들에게 예약 완료 상황을 알렸다.

 

나: 돌비극장 예약 완료. 모든 시간대에 중앙부터 방사형으로 자리가 예매되고 있었음. 우리도 중앙과 가까운 자리에 예약하여 결제 완료. 2인 38000원.

둘째 아이: 베리 굳!


돌비극장의 서라운드 입체 음향은 대단하였다. 관객이 실제 현장에서 음원으로 둘러싸여 있는 느낌으로 영화 속에 풍덩 빠진 느낌이었다. 

두 어 시간 영화를 보면서 36년 전 톰 크루즈의 나이 때인 20대인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강력한 영화였다.


며느리가 먼저 단톡방에 글을 올려 영화에 대해 물었다. 

며느리: 어머님, 아버님 탑건 보셨나요.

아내: 영화관에서 보고 방금 나왔음~~ 사운드가 거창하고 재미있었음.

나: 과연 돌비극장이 좋은 선택이었음. 하지만 엄청난 음향으로 임산부나 심장질환자, 노약자는 곤란하겠음.

둘째 아이: 맞아요ㅋㅋ


나: 전투기가 발진할 때마다 의자가 흔들렸는데 강력한 음향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4D처럼 의자에 장치를 한 것인지.....

둘째 아이:- 음향효과 때문인 듯!

나: 오호. 우렁찬 전투기 소음을 그대로 재연한 영화관의 음향과 의자의 떨림은 톰 크루즈와 같이 전투기를 탄 듯한 기분이었음.

둘째 아이: 맞아요ㅋㅋㅋ 그대로 전해짐ㅋㅋ  온몸이 긴장되더라고요.

나: 제작비가 1억 7천만 달러, 약 2200억 원이라던데, 감독은 예산 걱정 없이 씬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을 듯. 개부럽.

둘째 아이: 오! ㅋ


둘째 아이: 탑건 1보다 재밌었어요? 전편을 안 봐서.

나: 서로 재미를 비교하기는 그렇고..... 탑건: 메버릭은 36년 전 아빠가 20대에 전편을 통해 느꼈던 그 감동을 다시 끄집어내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음

둘째 아이: 굳!

나: 아이스 맨으로 나온 발 킬머는 영화 속의 인물과 같이 실제로 후두암으로 기관지 절제술로 목소리가 안 나온다고 함. 영화에서 몇 마디 대사 나오는 것도 후시 녹음 시 아들이 아버지 대신 목소리를 녹음한 것이라 하니 가슴이 뭉클함.

아내: ㅠㅠ

둘째 아이: 오오!


영화 ‘탑건: 메버릭’을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어야 하나? 

영화는 36년 전에 느꼈던 감동과 그 시절의 삶을 다시 끄집어 올렸다. 

36년의 인생이 지난 것이 아닌가? 


그동안 아내를 만나 백년해로를 약속하였고, 1년 터울로 세상에 나오는 아들을 감동으로 만났고, 그들이 듬직하게 자라지 않았는가. 

이런 엄청난 세월을 거스르며 감동을 연결해 준 영화다. 

이 정도면 인생 영화가 아닌가.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역사물을 영화를 만드는 것은 이미 스포일 된 것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다. 

관객들은 한산해전의 전투 결과를 이미 알고 보는 것이다. 축구로 말하면 승부의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게임을 녹화로 보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한산도 대첩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해상 전투의 과정과 결과를 너무나 잘 아는 관객들에게 어떻게 영화적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작은 아들은 개봉 첫날 보았단다.

“좋았습니다. 아빠가 이순신 전문가시니까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네요.”

“명량이 1700만 관객이니, 이번에도 천만 관객을 돌파할까?”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한산을 보고 아내는 거의 1시간 지속된 전투 장면이 너무 흥미로웠고, 마지막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스토리는 과감하게 조선 수군의 비밀 작전인 학익진을 적의 첩자에게 노출시켰고, 심지어 조선의 비밀 병선 거북선의 설계도마저 유출시켜 거북선의 약점마저 적이 알게 하였다. 

이를 통해 영화는 전투 결과를 아는 관객들을 계속해서 긴장감을 조성시키고 영화에 몰입하게 했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나라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의 전투인 한산도 대첩, 그 역사의 현장을 가까이서 보게 해 준 영화 제작진에 감사한 마음이오.” 

“동감이에요.”

“영화는 적장 와키자카가 화살을 맞고 물에 빠지는 장면을 보여주었는데, 그는 결국 근처 무인도에 기어올라 살아남았어요. 당시 한산도는 무인도로, 그곳에서 10여 일간 미역만 먹으며 목숨을 연명하다가 뗏목을 만들어 탈출에 성공했다고 해요.”

“오호!”

“와키자카는 종전 후 일본에 돌아가 한산도 전투의 기록을 상세히 남겨 후세에 전했어요. 그는 이 날의 패배를 잊지 않기 위해 한산도 해전이 일어난 날에는 가신들과 가족들에게 하루 종일 미역만 먹게 했다고 해요.” 


아내는 역사의 뒷이야기에 감탄하며 다시 영화 감상으로 돌아왔다. 

영화는 바다에서 한 장면도 찍지 않았다는 데 한 시간 가량의 거대한 해상 전투신을 실감 나게 보여주었다. 

“진짜..... 전투 장면 CG는 오스카 후보감이에요. 주인공인 박해일의 이순신도 엄청 젊잖고... 절대 오버를 안 했어요. 조용한 저음으로, ‘포를 쏘아라!’”

“(배를) 선회하라!”

“남한 산성 인조가 이순신으로 환생하였네.”

“박해일 배우가 연기를 잘하네. 사극뿐만 아니라 헤어질 결심에서도 잘했고.....”  

나는 아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빌런으로 나온 변요한 배우의 연기도 대단했다. 최근에 본 영화 범죄도시에서 윤계상의 장첸과 손석구의 강해상과 맞먹을 정도로 왜군 장수 와키자카의 역을 잘 소화해주었다. 


옥에 티라면, 주제인 불의(不義)와 의(義)의 전쟁을 강조하다 보니, 항복한 왜장이 의병의 상징인 의(義)의 깃발을 들고 달려가는 장면은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보였다. 관객들을 믿지 못하고 '주제가 이거다' 하며 가르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 


김한민 감독, 대단하다. 

그는 명량을 찍은 지 8년 만에 한산을 찍었다고 한다. 10년이 넘는 작업으로 우리에게 이순신을 제대로 알려주는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명량, 한산에 이어 3부작인 노량도 기대된다. 반드시 볼 예정이다.





(일러스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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