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오경석, #015 오경석의 조력자 - 유홍기

제자에게 들려주는 청년의 역사1

by 연결고리

청년 시절 읽기


#015 오경석의 조력자 - 유홍기


여기서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오경석 한 사람의 역량과 인품은 매우 훌륭하지만, 그렇다고 그 혼자서 업적을 이룬 것은 아닙니다. 아니, 혼자서는 절대로 업적을 이룰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만나게 될 다른 청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에게는 조력자가 있었고, 그 조력자들과 함께 역경에 도전했습니다.


그래서 개화사상의 또 다른 비조이면서 청년 오경석의 조력자였던 두 명의 ‘오경석의 사람들’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유홍기(1831~미상)입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오경석의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로 그의 집안 역시 중인 역관의 집안이었으나 유홍기는 아버지의 대를 잇지 않고, 한의학을 연구했습니다.


둘은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함께한 사이였는데, 오경석이 중국에서 서양의 사정을 소개하는 책을 구해오면 유홍기는 이 책을 함께 읽고, 나라의 형세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하다며 크게 탄식하였습니다.


하루는 유홍기가 오경석에게 나라의 개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묻자 오경석은 상류층이 사는 북촌의 양반 자제 중에서 동료를 구하여 개혁을 해야 한다고 답변합니다.1) 그렇게 둘은 개화사상가의 길을 함께 걷습니다.


둘은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국가의 위기를 함께 고민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국가의 위기를 논하는 일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도 나라의 큰 사안이 터질 때 한두 번 정도는 가까운 친구와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친구와 함께 시대 상황을 공부하면서 자신들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사회 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일은 상상이라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만약 정치적으로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사안에 대해 말을 잘못하는 것만으로도 친구와의 관계가 단번에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 오경석과 유홍기의 관계는 그냥 어릴 때부터의 친분이나 이해관계에 의해 형성된 단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속마음을 공감하고, 그 진실한 인간됨에 서로 감동했기 때문에 국가의 위기를 함께 고민하게 된 것입니다. 그 둘의 의기투합이 없었다면 조선의 ‘개화사상’은 좀 더 늦게 형성되었을 것입니다.


유홍기는 오경석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을까요?


그는 오경석으로부터 아들의 과거 합격을 위해 아들의 가정교사가 되어달라는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오경석과 함께 양반 자제들을 개화파로 양성했으며, 오경석이 세상을 떠난 후 개화파 인사들이 단행한 갑신정변이 실패하자 개화사상가에 대한 보복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여 오경석의 아들을 데리고 피난을 갔습니다. 유홍기는 오경석의 인생을 끝까지 책임지는 동반자였습니다.2)


개화사상을 시작한 것은 오경석이었지만, 유홍기는 그를 지지하여 개화사상을 확대시켰고, 그 둘은 박규수의 도움을 받아 북촌(서울의 왕족·고위관료가 사는 지역)의 양반 자제를 대상으로 개화사상 교육을 실현시킵니다.


그러나 강화도조약 체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박규수와 오경석이 먼저 생을 마감하기 때문에 갑신정변을 일으킨 청년 개화파의 실질적인 스승은 바로 유홍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3)


유홍기의 제자들은 이후 관직에 진출하여 개화 정책을 추진하였고, 청나라를 지지하는 세력에 반대하여 갑신정변을 일으키지만 실패하여 대대적인 숙청을 겪게 됩니다.


그때 유홍기도 화가 미칠 것을 걱정하여 피난을 떠나는데, 이후 갑신정변 가담자들에 대한 사면이 단행될 때까지도 끝내 나타나지 않아 그의 생몰 연도는 지금도 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4)


중인으로서 대단한 벼슬자리도 없이 생을 마감한 유홍기였지만, 그는 오경석의 꿈을 실현시킨 진실한 친구였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친구 관계를 많이 관찰하였고, 친구 관련 상담도 많이 했지만 오경석과 유홍기는 요즘 시대에는 참으로 보기 드문 친구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가슴을 찌르는 질문 하나 해볼까요? 지금 여러분 곁에는 유홍기 같은 친구가 있나요? 옳은 일에 함께 마음을 쏟으며 동참해 줄 수 있는 친구, 여러분이 생을 마감한 이후에도 가정의 위기가 닥칠 때 여러분의 자녀를 마음 편히 맡아줄 친구가 있나요?


만약 그러한 친구가 있다면 여러분과 그 친구는 이 시대에 존경받아 마땅한 청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년을 위한 역사


1) 국사편찬위원회, 『신편 한국사』 38, 국사편찬위원회, 2002, 16쪽
「유홍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네이버 지식백과
2) 신용하, 「오경석의 개화사상과 개화활동」, 『역사학보』, 역사학회, 1985.9, 128쪽
3) 「유홍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네이버 지식백과
4) 「유홍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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