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스와 발냄새

우와~예민한 게 어째 씻는 것에는 관대하냐!!!

by 핑크뚱

육아는 언제나 만만치 않습니다. 아무거나 군과 엄마는 겨울방학 중입니다. 엄마는 삼시 세끼가 항상 고민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걸 준비하지는 않습니다. 마음만 끼니때마다 5대 영양소를 듬뿍 담아 생각합니다.


모처럼 우리는 의기투합해 점심은 외식으로 결정했습니다. 메뉴는 아무거나 군이 좋아하는 짜장면으로 정했습니다. 아무거나 군은 아무 중식당에서 짜장면을 먹는 허접한 입맛이 아닙니다. 오해는 마세요, 미식가와도 거리가 멉니다. 말하자면 ‘한 놈만 팬다.‘정도 되겠습니다. 자신이 마음 준 중식당 한 곳만 공략하는 일편단심전략정도로 하겠습니다.


오후에 도서관 수업이 있으니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둘은 차에 앉아 신이 났습니다. 짜장면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았으니깐요.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어디선가 콤콤한 내가 콧속을 파고듭니다.

"아들, 무슨 냄새 안 나?"

"무슨 냄새요?"

그러며 냄새를 찾는 귀여운 강아지 얼굴을 하고 코를 킁킁거립니다.

차 밖에서 나는 냄새일 수 있으니 내기순환버튼을 눌러 외부 공기를 차단했습니다. 그런데 냄새는 사라지지 않고 더 치밀하고, 숨 막히게 저를 감아옵니다.

'뭐지, 차에 무슨 결함이 생겼나? 음식 먹다 흘린 것이 썩고 있는 건 아닐까?' 혼자 온갖 상상을 합니다.

이런 내 상상은 아무거나 군이 불쑥 내민 발에 멈췄고,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우웩, 뭐야? 너 발냄새야?"

"엄마, 냄새 많이 나요? 얼마나 나요? 심해요?"

"네가 맡아봐!"

"아니요, 저는 싫어요. 무서워요."

맞습니다. 콤콤하게 콧속을 파고든 것은 아무거나 군의 발냄새였습니다.

저의 손가락은 곧바로 외기순환버튼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제 행동에 아무거나 군은 아주 신이 났습니다. 웃으며 배를 잡고 넘어갑니다. 엄마의 고통이 자신의 행복이 확실한 아이입니다.


아무거나 군은 예민도가 상당히 높은 아이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시간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리며 견뎠는지 지금 생각해도 눈물겹습니다.

아무거나 군은 어릴 때부터 시보리 있는 옷은 거부했습니다. 운동화, 신지 않았습니다. 양말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렇게 철저히 자신을 구속하는 물건들로부터 일정거리를 두고 성장했습니다.


오늘에 이 발냄새는 운동화와 양말을 거부한 아이에게, 추운 겨울이라 엄마의 불안이 털 있는 크록스를 신게 한 게 원흉입니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 스스로 고민하고 질문합니다.

'지금, 내가 가는 육아 방향이 과연 아이에게 해가 되지는 않는가? 아이에게 너무 느슨한 울타리를 세워 경계가 흐릿하게 한 건 아닌가?'

엄마라는 무게는 쉬이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아들, 제발 집에 가면 비누로 박박 문질러 발 씻어!"

"히히힛, 네."

아무거나 군의 어릴 때 모습에서 능청이 묻어나는 지금의 대답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예민한 아이는 예민할 뻔 한 엄마를 눌렀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서로를 이기기 위한 힘든 시간보다 서로가 조금씩 포기하고 양보하며 찾은 이 행복이 더 좋습니다.

발냄새야, 으으으으으음 뭐 씻으면 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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