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존재가 분해되자 수호신이 나타나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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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주왕산, 지리산을 차례로 돌며 산속에서 명상 수행을 했다. 가끔 야간 산행도 하고 산속에서 목이 터쳐라 외쳐대고 연단을 하며 명상하던 어느 날, 그날따라 좀 더 깊은 명상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란 존재가 원자 단위로 완전히 분해되어 우주 속으로 흩어지는 것 같았다. 몸은 사라지고 영혼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쯤 어딘가 텅빈 공간에서 헤엄치는 것 같았다. 원자와 전자 사이의 암흑공간이었을까.


순간 무언가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흰 구름 같기도 했고 안개 같기도 했다. 순식간에 안개가 걷히더니 새하얀 옷을 입은 백발이 성성한 범상치 않아 보이는 커다란 노인이 나를 내려다 보며 지긋이 웃고 있었다. 아무 말을 하진 않았지만 "이제. 다. 끝났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산신령 같기도 했고 간달프 갔기도 했고 예수님 같기도 했다. 나의 수호신이라고 생각했다. 20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하다.


신비로운 태양_수호신.jpg 신비로운 태양, 수호신(픽사베이)


나중에 좀 더 공부를 한 뒤에는 나는 이것이 나의 유전자와 무의식이 형상을 하고 나타난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나의 뇌가 어떤 화학 작용을 일으켰을 지도 모르지만, 자신에게서 나온 에너지가 우주의 어떤 에너지와 연결되어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우연 아닌가.


이렇게 수호신을 만난 바로 그 다음날부터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인의 소개로 미국회사로부터 서류 제출 요청을 받았고 당일 날 서류를 제출한뒤 그날밤 인터뷰 요청 메일을 받았다. 1주일 뒤 서울에서 인터뷰를 하고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월요일부터 근무 할수 있냐는 문자를 받았다.


모든 것이 일주일 안에 다 이루어졌다. 영어를 한마디도 알아듣지도 말 할줄도 모르면서 영어로 인터뷰를 하고 미국회사에 재취업 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것도 기존에 했던 일하고는 전혀 다른 분야인데도 말이다. 자동차 와이어링 설계 업무를 하다가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를 합친것) 업무를 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 일인지는 자동차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한국에 담당자는 나 혼자 뿐이라서 일을 배우기 위해 토익 책을 독학으로 공부하며 매일 새벽 2~3시 까지 미국 본사 담당자와 전화로 일을 배웠다. 1명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20명까지로 엔지니어와 일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비록 적은 인원 이지만 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자동차 엔진.jpg 자동차 엔진(픽사베이)


세상엔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자신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절실함이 있다면 누구나 행운을 잡을수 있다. 자신의 수호신을 만나고 혼돈과 갈등으로 부터 벗어나 더 나은 삶을 만들수 있다. 그 뒤로 나는 일주일에 한두번 영어로 진행되는 국제 전화 회의에서 미국 유럽 아시아 각국에서 참석한 사람들에게 영어로 큰 소리도 치고 일에 대한 방향을 제시 하기도 하고 또 그들의 일을 챙기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자신을 좀 더 알수 있게 되었고 모든 일을 주도해 나갔다. 나는 지시 받는 것을 싫어하고 정해진 일을 단순히 프로세스에 따라 하기 보단 스스로 구상하고 계획하고 관리하며, 새로운 일을 생각해 내고 방법을 찾아내고 그것을 해내는 스타일 이었던 것이다. 그런점에서 미국 회사는 나에게 너무 잘 맞는 회사였다. 회사는 아무것도 지시하지 않았지만 나는 스스로 일을 찾아내며 성과를 만들어냈다. 미국 중국 싱가폴 유럽등지의 회사 사람들은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모두 나를 찾았고, 나는 어쨌든 해결책을 만들어냈다.


그렇다고 이전 회사에서는 일을 아무렇게나 했던건 아니다. 매년 그룹 전체에서 한명 주는 회장상을 받았고 그 것으로 약 1년간 전 계열사에 신입이나 경력사원 교육 때마다 초대되어 자랑스런OOO과의 만남이란 주제로 2시간씩 강의도 했다.

사무실.jpg 임원 책상(픽사베이)


미국 회사에서 5년이 지난뒤 45세에 임원으로 승진했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대형차를 타고 다녔다. 출장 갈땐 비즈니스 좌석을 타고 4~5성급 호텔에 머물며 좋은 음식을 먹었다. 미국 본사와 정년 때까지의 나에대한 커리어 패스도 완성되었고, 이젠 닦아논 길을 그대로 가기만 하면 되었다. 내 인생에 가장 빛나던 때였다.


그러나 10년쯤 지난 어느날 미국 본사가 파산을 하게 되면서 또 다른 시련이 찾아 오게 되지만, 이 회사에서 일 하는 내내 나는 매일 아침이 되면 출근해서 일한다는 행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퇴근 할땐 빨리 내일 아침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하니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




임원으로 17년간 일하며 신입 및 경력사원 경영진 면접관(최종면접)으로 참석했고, 팀원 및 팀장의 평가와 승진, 어떤 사람을 팀장으로 올리는지등 직장 생활 전반에 대해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여러가지 것들에 대한 글들도 별도로 구상 중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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