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천국이라는 것을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2>

책속 글귀로 명작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155번.

by 이태연















부친살해 사건을 다룬 이 작품은, 네 형제의 철학적 담론의 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살인에 대한 죄의 유·무를 넘어, '어떻게 죄가 구성되고 판결되는가'에 대해 독자들이 판단하도록 이끕니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구절은 20세기 실존주의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 작가의 시선 >> -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머리가 박살 난 채 살해됩니다. 네째 아들인 사생아 스메르자코프가 범인이지만, 첫째 형인 미챠(드리트리)를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수도원에서 영혼의 삶에 자신을 헌신하며 살았지만, 카라마조프가의 피가 흐르는 셋째 알료샤는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미챠는 무죄임에도 심리적, 사회적으로는 유죄로 진행되어갑니다.

* 삶은 천국이고, 우리는 모두 천국에 있는 것인데, 우리가 이걸 알려고 하지 않을 뿐이에요. 알려고만 한다면 내일 당장 온 세상이 천국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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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주위는 이와 같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가득 차 있었구나. 새, 나무, 초원, 하늘, 하지만 나 하나만은 치욕 속에서 살았고 나 하나만은 모든 것을 더럽혔고 그러면서도 이 아름다움과 영광을 아예 거뜰떠도 안 봤구나.

* 주위를, 하느님의 선물들을 둘러보십시오. 맑은 하늘, 신선한 공기, 부드러운 풀, 작은 새들, 자연은 아름답고 죄 없는 것이거늘, 우리, 오직 우리 하나만이 믿음이 부족하고 어리석어서 인생이 천국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으니, 우리가 이해하려고만 들면 당장 천국은 그 아름다움을 십분 발휘할 것이고 우리는 얼싸안고 울 것입니다.

* 천국은 우리들 각자의 내부에 숨겨져 있으며, 그것은 지금 나의 내부에도 숨겨져 있으니, 내가 원하기만 하면 정말로 내 앞에 나타나 앞으로 평생 동안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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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라. (···)그대가 할 수 있을 때마다 속으로 '주여, 오늘 하루 주님 앞에 나타난 모든 자들을 어여삐 여기시옵소서.'라고 되뇌도록 하라. 이는 매 시간, 매 순간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 땅에서의 자신의 삶을 끝내고 그들의 영혼이 주님 앞에 서기 때문이며 -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게, 누구 하나 그들을 안쓰러워하기는커녕 심지어 그런 사람이 살았는지 어땠는지도 전혀 모르는 가운데 슬픔과 우수 속에서 땅과 완전히 결별하기 때문이다.

* 끊임없이 행하도록 하라. 잠을 자려고 할 때 '해야 할 일을 행하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그 즉시 일어나서 행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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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료샤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땅을 끌어안고 있는지 (···)온 땅에 이렇게 입을 맞추고 싶은지 구태여 해명하려 들려고도 하지 않고 그저 울면서, 흐느끼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땅에 입을 맞추었고 그것을 사랑하겠노라고, 영원토록 사랑하겠노라고 미친 듯이 흥분에 휩싸여 맹세했다.

* 알료샤는 이 순간을 평생 동안 결코,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 시각, 누군가가 내 영혼을 찾아 주었던 것이다." 훗날 그는 자신의 말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이렇게 말하곤 했다. 사흘 뒤 그는 수도원에서 나왔으니, 이것은 그에게 "속세에 머물라."라고 명령한 그의 고(故) 장로의 말씀을 따른 것이었다.

* 난 삶을 사랑해! (···)삶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이 있을 수 있겠나!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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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포한 악의가 갑자기 미챠의 마음속에서 들끓었다. (···)"죽일지도 몰라. 무서운 건 말이야. 갑자기 저 결정적인 순간에 아버지의 얼굴이 내 눈에 증오스러워지지나 않을까, 하는 거야. 아버지의 목살, 아버지의 코, 아버지의 눈, 아버지의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냉소가 증오스러워. 그 인간 자체가 딱 싫어지는 거야. 내가 무서운 건 바로 이거야, 도저히 참을 수 없을까 봐······"

* "당신은 당신의 아버지 표도르 파블로비치의 죽음에 대해서는 무죄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거죠?" 부드럽지만 집요하게 예심판사가 물었다. (···)"불행히도, 저는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여러 번이나"

* "여러분이 제 감정을 심문할 권리는 없는 것 같군요. (···)모든 사람들에게 그 인간을 죽이겠다고 떠들어 댔고, 갑자기 그가 살해되었습니다. 이러니, 어떻게 제가 범인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끔찍한 일이군요, 여러분!" 미챠가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더니 탁자 위에 팔꿈치를 세우고 오른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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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정말로 제 아비를 죽인 놈이라면 오늘 밤,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여러분과 앉아 있으면서 이렇게 굴었겠습니까, (···)아버지 집의 문을 열고 그 문으로 들어간 자, 바로 그자가 아버지를 죽였고 바로 그가 돈을 훔쳐 간 겁니다. (···)유형을 보내든 벌을 내리든 여러분 마음이지만, 더 이상 내 신경을 긁지는 말아 주십시오. 제 입은 닫혔습니다. 여러분의 증인들이나 부르시죠!" 이 느닷없는 독백을 내뱉으면서 미챠는 앞으로는 완전히 입을 다물겠다고 굳게 결심한 듯했다.

* 칼가노프는 현관으로 달려와 구석에 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기 시작했다. (···)그는 미챠의 유죄를 거의 굳게 믿었던 것이다! "정녕 사람들이란 이것밖에 안 된단 말인가, 이러고서도 과연 진정한 사람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살 가치가, 그럴 가치가 어디 있단 말인가!" 슬픔에 잠긴 청년은 이렇게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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