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떻게 되는 건가?-<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3>

책속 글귀로 명작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156번.

by 이태연


















예순을 바라보던 도스토옙스키의 고백록으로,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에 대한 문학적, 철학적 정수(精髓)가 집약되어 있는 걸작입니다. 작가는 세상을 떠난 어린 아들 '알렉세이'란 이름을, 작품 속 주인공 세째 아들에게 선사합니다. "강렬하며 또한 완벽하다" 앙드레 지드의 평입니다.

<< 작가의 시선 >> - 미챠가 살인자라고 절대 믿지 않는 알료샤와 달리, 그가 진범일것이라고 생각했던 둘째 이반은 사건의 진상을 알고 경악합니다. 모든 증거들이 미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와중에 섬망증에 시달리는 이반은 법정에서 광기 어린 증언을 합니다. 그러나 이에 분개한 미챠의 약혼녀 카체리나가 소위 '수학적 증거'를 내놓으며, 결국 미챠는 유죄 판결을 받게 됩니다.

* 인간 만사는 모두 습관이야, 국가적 일이나 정치적 일에서도 모든 것이 습관이지. 어디나 습관이 주된 동력이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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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재능 있는 사람들이 거의 전부 다 자기가 우습게 보일까 봐 끔찍하게 두려워하는데, 바로 이 때문에 불행한 겁니다. (···)이건 거의 광기입니다. 악마가 이 자존심이라는 탈을 쓰고 나타나서 전 세대 속으로 기어 들어간 꼴이죠, 정말 악마의 짓이라니까요.

* 인간은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느님도 없고 미래의 삶도 없다면? 그렇다면, 이젠 모든 것이 허용되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건가?

* 세상에 모든 것이 합리적이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다. (···)고통이 없다면 인생에 무슨 낙이 있겠나. (···)그건 거룩하긴 하지만 지루하기 짝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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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충만해. 삶은 땅 밑에서도 얼마든지 있거든!" 미챠가 다시 말을 시작했다. (···)"어떤 고문을 당해도 나는 존재한다! 망루 위에 앉아 있어도 나는 존재하고 태양을 볼 수 있고, 설령 그것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나는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 태양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이미 삶은 충분한 거야."

* 알료샤가 말했다. (···)"형은 스스로를 책망하면서 살인자는 다름 아닌 형 자신이라고 스스로에게 고백해 왔어. 하지만 형이 죽인 게 아니야." (···)이반은 형을 결단코 좋아하지 않았으며, 이따금씩 그에게 큰 연민을 느낄 때는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경멸이 지나쳐 혐오에까지 이른 감정과 뒤섞인 것이었다. 미챠라는 인간 자체, 미챠의 그 형체마저도 그는 딱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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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반이 자신의 환시(幻視) 앞에서 맥이 빠져 병적으로 신음했다. (···)"너무 고통스러워! 네놈을 쫓아낼 수만 있다면, 어떤 희생이라도 치르련만! (···)씹을 대로 다 씹은 뒤 썩은 고깃덩어리처럼 내동댕이쳐진 이 모든 것들을 네놈은 무슨 새 소식이라도 되는 양 내 앞에 갖다 바치는군."

* 알료샤는 미챠와 이반을 위해 기도했다. 이반의 병이 어떤 것인지 차츰 이해되었다. '오만한 결단에서 우러나온 고뇌이며 또 심오한 양심이다!' 형은 하느님을 믿지 않았지만 하느님과 하느님의 진리가 여전히 굴복하려 들지 않았던 형의 마음을 점령한 것이다.

* 이반 표드로비치가 증인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죽음을 바라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서로가 서로를 앞에 두고 모르는 척하고 있는 꼬락서리라니, 거짓말쟁이들!" (···)알료샤는 자리에서 일어나 형을 향해 달려가려 했지만 집행관이 벌써 이반 표도로비치의 팔을 붙잡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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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챠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의 적이자 아버지인 노인의 죽음에 대해선 무죄입니다! 또, 하지만 강도질에 대해서는 아니, 아니요, 이것도 역시 무죄이며, 죄를 지으려야 지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드미트리 카라마조프는 야비한 놈이긴 하지만 도둑놈은 아니니까요!"

* 미챠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끔찍할 정도로 지쳐 있었다. (···)"마지막으로 반복하건대, 제가 죽인 게 아닙니다. 방탕하게 살았지만 선을 사랑했습니다. 매 순간 개과천선하고자 노력했지만 금수처럼 살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 알료샤가 들어갔을 때 (···)미챠가 소리쳤다. "나는 탈출할 거다. 구태여 네가 나서기 전에 이미 이렇게 결정되었어. 미치카 카라마조프가 어찌 탈출하지 않을 수 있겠니? 하지만 대신 내가 나 자신을 단죄할 것이고 그곳에서 영원토록 죄를 씻어 달라고 기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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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두 형님들과 함께 할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 형님은 유형을 떠날 것이고 다른 형님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으니까요. (···)훗날 우리의 인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아무리 큰 불행을 겪을지라도 어쨌거나 우리가 한때 이곳에서 아름답고 선량한 감정으로 결합되고 그것을 공유하면서 아름다운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맙시다.

*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 온 아름답고 성스러운 추억이야말로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가장 훌륭한 교육이 될 겁니다. 인생에서 그런 추억들을 많이 갖게 된다면 그 사람은 평생토록 구원받은 셈입니다. 심지어 우리에게, 우리의 마음속에 단 하나의 훌륭한 추억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덕분에 언젠가는 구원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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