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여러 유형이 있다.
누군가는 말없이 묵묵히 웃음을 주는 사람이 있다. 겉으로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면서 그 사람이 주는 편안함과 위트있는 안정감이 누군가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한다.
최근 여행지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무말도 아니지만 사소한 배려와 무심한 듯 건네는 말 한마디가 하루의 무게를 가볍게 하기도 한다. 마음 한구석에서 따뜻한 기운이 피어오르게 만든다. 웃음이 많았던 나는 가끔 그 일이 생각나면 혼자서 미소를 지어본다.
최근 평범한 일상에서 당일치기 길을 떠났다. 평범한 일상에서 주는 피로감을 씻어낼겸 반복된 하루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었다. 단풍이 한창이라는 소문과 평범한 하루하루가 숨을 조여 오는듯 한 일상이었다. 자연이 주는 고요함 속에서 자신의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다. 출발시에는 구름으로 선명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단풍이 물들어 감을 느껴본다. 고냉지의 배추밭에는 널부러진 밭의 모습도 보았다. 드문드문 김장축제 현수막이 보인다. 배추는 흉작으로 잔재만 보였다. 점점 가로수의 물들임이 짙어갈때 높은 지대로 올라가니 설상가상으로 안개비가 내렸다. 풍경은 흐릿한 안개에 감싸였다. 단순한 바로앞의 단풍만을 감상할 수 있었다. 높은 전망대에 도착하자 순식간에 안개가 겉히고 신기루를 보는 듯 하였다. 예악한 식당의 친절한 안내와 주인장의 맛깔스럽게 차려나온 음식은 식도락의 즐거움으로 웃음 반으로 입담은 즐거웠다. 우리는 각자 다른 차로 나누어 출발하였다. 서울로 올라오는 도중에 길을 벗어나 '38휴게소'에서 만나자는 제안을 하였다. 대단한 말도 아니고 대화도중에 웃음을 유발하려는 농담도 아닌데 나는 한참을 웃었다. 그 먼 38휴게소까지 언제 가냐는 무심코 내뱉었던 말에 뭔가 모르게 따스한 온기가 묻어났다.
사람은 무심한 듯 던지는 말 한마디와 사소한 제안으로도 상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사람이 있다. 표정에는 웃음기 하나 없었지만 묵묵함 속에 오히려 깊은 정이 담겨 있었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대단한 대화나 화려한 제스처 없이도 자연스레 남을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나를 빵 터지게 했던 그 말 한마디에는 소소한 여유와 유머가 담겨 있었던 것 같다. 강원도 지역으로 자주 다니는 길이라 38휴게소를 모를일이 아니지만 말 한마디에 오늘 여정의 피로를 잊은듯하였다. 바닷가를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잔에 즐거운 하루가 녹아든다. 긍정적이면서 어디에도 분위기 메이커로 남을 즐겁게 해주는 노하우를 느껴본 하루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