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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은 Aug 28. 2023

벌, 안젤라

자작시

벌 한 마리가 내게 다가왔다

투명한 날개로 윙윙 소리를 내며.

벌은 내 분홍 옷소매 위를 춤추듯 맴돌다

뒤늦게 그것이 꽃이 아닌 것을 알아챈 듯

한동안 방황하며 천천히 윙윙 거리더니

이번엔 내 하얀 신발 위를 다시 춤추듯 맴돌았다.

작은 노란 벌의 현란한 춤 속에서

나는 네가 삶의 기쁨으로

한 송이 꽃이 되어 피어나는 것을 보았고

네가 삶의 허무로

길을 잃고 방황하며 슬퍼하는 것도 보았다.

하지만 기쁨도 허무도 모두 한 순간이다.

포기하지 않는 한 너는 진짜 꽃을 찾을 것이니

이 작은 벌처럼 모든 경험들 속을 춤추며 날며

희망을 갖고 매일 살아가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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