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향해 힘차게 던졌던 낚싯줄은
하루종일 기다려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느릿느릿 기울어가는 태양 아래
내 한숨은 그림자만큼이나 길어졌다
황금빛 노을 속에서 순간 보였던 희망은
침묵의 바닷속에 어느새 깊이 가라앉아버렸다
아무리 낚싯줄을 드리워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그곳엔
도대체 무엇이 잠자코 숨어있던 것인가
그곳엔 추억과 후회라는 시커먼 화산재와
분노와 욕망이라는 붉은 용암이
나를 붙들고 끌어내리는 내 과거가 있었고
걱정과 불안이라는 자욱한 안개와
상처와 두려움이라는 거센 돌풍이
나를 넘어뜨리고 막아서는 내 미래가 있었다
아무리 낚싯줄 드리워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그곳엔
다름 아닌 내가 있었다
나는 무엇을 낚기 위해 이토록 매번
낚싯줄을 던지고 하염없이 기다렸던가
그 지나간 수많은 시간 동안
고요한 바다의 속삭임도
찬란한 노을의 반짝임도
제대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채로.
아무리 많이 갖고 아무리 많이 얻어도
정신이 깨어있지 않고 마음이 열려있지 않으면
내겐 아무 소용이 없음을 나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이번엔 나 자신을 낚싯줄과 함께
푸른 바다를 향해 힘차게 던져보았다
풍덩, 차가운 물속으로 빠져들자 눈앞에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파란 세계가 펼쳐졌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그토록 간절히 바라고 꿈꿔왔던 모든 것이
이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따스한 미소로 나를 반겨주는 나와 함께.
여기까지 오느라 참 고생 많았어
용기를 내어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 그만 스스로를 용서해 줘
더 이상 스스로를 미워하지도 말고
혼자 슬퍼하지도 괴로워하지도 말고
함께 손잡고 나란히 파란 세계 속으로 나아가보자
고요한 바다의 속삼임과
찬란한 노을의 반짝임이
살아 숨 쉬는 그곳으로
https://youtu.be/Evul-Dh20Gs?si=94sUOal2Jxy-t4z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