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세계가 충돌하는 곳에서 우리는 만난다. 그곳에서 우리는 변화를 열망하는 새로운 우리 자신들도 함께 맞이한다. 그러나 변화하려면 우리는 먼저 부서져야 한다. 깨지고 부서져 무너져 내릴 때까지 부서지고 또 부서져야 한다. 끝내 모래알이 되는 순간까지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나 자신을 온전히 그리고 기꺼이 내려놓아야 한다.
처음 이 세상에 왔을 때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던 그때처럼. 오직 멈추지 않고 뛰는 심장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두 눈동자만 가진 채로. 아무런 상처도 두려움도 존재하지 않는 투명한 상태로. 나를 방어할 필요도 없고 아무런 걱정도 필요하지 않은 고요의 상태로. 그 진공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깊은 내면에 누가 있는지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진실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 진실을 직시하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고통은 심장을 꿰뚫는 얼음칼과도 같아서 심장 안의 모든 것을 태워버리고 오직 거대한 블랙홀만 남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 가득 차 있는 동굴. 때로 그 동굴 속 어둠은 슬픔과 절망의 소용돌이가 되어 가녀린 영혼을 무자비하게 움켜쥐고 그 안의 모든 생명의 흔적들을 삼켜버린다. 사랑으로 빛나던 눈빛, 볼을 타고 흘러내리던 뜨거운 눈물, 부드러운 온기의 기억까지도 모조리. 결국 고통은 텅 빈 눈동자만 남긴 채 홀연히 떠나버린다.
과연 사람은 얼마나 깊은 고통을 느껴봐야만 아픈 만큼 성숙해질 수 있을까?
누구나 살면서 고통을 겪는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당신도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고통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모든 아픔과 두려움을 쏟아내도 괜찮다. 그동안 억눌리고 외면되었던 감정들을 마주하는 참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취약성에 대해 솔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돌보고 사랑하는 일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용기를 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일이다.
깊은 내면의 나를 만나 스스로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나는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다. 내가 내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줄 때 내 그릇의 크기는 더 깊고 넓어질 수 있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시련의 의미를 발견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나는 그 시련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때 나는 상처받지 않는 것만 생각하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곤 했었다. 절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하지만 나는 넘어졌을 때 어떻게 하면 잘 회복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 적이 많이 없었다. 넘어지는 것은 걷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부분이며 그것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처럼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제야 나는 더 잘 걷는 법을 배우려면 넘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넘어지는 일은 나와 너라는 두 세계가 충돌하는 곳에서 일어난다. 서로 다른 우리가 충돌하고, 부서지고, 상처받고, 진실을 직시하고, 때론 그 진실에 더 상처받고, 끊임없이 내려놓고, 또 끊임없이 배우며 회복한다. 성장하고 성숙해지며 어른이 되어간다.
이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새로워진 스스로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시련이라는 혼돈 속에서 별처럼 새롭게 탄생한다. 그러므로 매일은 우리의 생일이며 삶의 진정한 축제의 날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대해주어야 한다. 다시 걷고, 다시 웃고, 다시 사랑하고, 다시 취약해지는 법을 천천히 배워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인생을 충만하고 기쁘게 사는 비밀이 아닐까!
https://youtu.be/GvkBmX83bzQ?si=wP6no_xkV0KdOV4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