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꽃잎들

by 이제은



흙 위에

떨어진 꽃잎들
길가에

떨어진 꽃잎들

가지런히

포개진 꽃잎들



살고 싶다
그냥 편안하게
아무 걱정 없이
아무 고통 없이

생각하며 걷다가
눈에 들어온


이 꽃잎들
하얀 보드라움이
아직도 생생히 간직된
그 꽃잎들을

지나쳐간다




발걸음을 멈춘다.
고개를 떨군다
아니. 떨궈진다
부끄러움에
속상함에
아직도 보드라운

그 꽃잎들이 슬퍼서



꽃잎들은 말이 없다
나도 말없이

한참을 길가에
떨어진, 밟힌
꽃잎들을 응시한다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나는 괜찮아"




떨군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떨어진 꽃잎들 가운데
홀로 서있는 나무의 목소리
"나는 괜찮단다.
너도 괜찮을 거야"



톡톡
눈물방울들이
꽃잎들 위에 떨어진다
나무의 보드라운
눈물방울들 위에
나의 뜨거운
눈물방울들이 포개진다



그래.
나무도 괜찮으니
나도 괜찮아질 거야.
그제야 꽃잎들이
하얗게 미소 짓는다



눈물방울들도
나무도
나도
함께 미소 짓는다







곧 도착할 조카 축복이와 언니의 건강을 위해서 밤새 기도하는 부모님을 위해서.

이미 겪어본 두려움을 용기있게 맞이하는

언니를 위해서.

마음으로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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