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궤적

종착역을 찾아서

by 헵타포드

공이 네트를 넘어 포핸드 방향으로 날아온다. 자연스럽게 몸을 돌리며 힘을 응축한다. 라켓 또한 테이크백 된 후 살포시 떨어진다. 공이 지면에 부딪힌 후 튀어 오른다. 꼬인 스프링을 풀듯 몸을 다시 풀어준다. 정해둔 임팩트 지점을 향해 라켓을 당겨온다. 임팩트! 공이 네트 너머로 날아간다. 공에 시선을 두며 다음 렐리를 준비한다. 스윙 과정을 묘사해 보았다.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본다. 앞선 스윙은 모든 과정을 담고 있을까? 나는 반쪽짜리 스윙이라고 생각한다.


코트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대상은 공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공과 라켓이 만나는 임팩트 시점이 중요해진다. 임팩트, 중요하다. 다만 과연 얼마나 중요할까? 우리는 1차원이 아닌 3차원 속에서 경기를 진행한다. 따라서 1차원상의 공이 아닌 3차원상의 공에 집중해야 한다. 즉 정지해 있는 한순간의 공이 아닌 '공의 궤적'에 집중해야 한다. 임팩트는 하나의 점, 1차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공의 궤적은 어떻게 형성될까? 임팩트, 물론 중요 요인이다. 하지만 임팩트 순간만으로 공의 궤적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공의 궤적은 임팩트 전후에 이뤄지는 라켓의 스윙 궤적에 의해 형성된다. 자, 다시 앞선 스윙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스윙 속에서 임팩트 전의 스윙 궤적은 존재한다. 다만 '임팩트 후의 스윙 궤적'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말로 '팔로스루', 공의 궤적에 영향을 미치나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요소다.


간단한 실험으로 임팩트 후 스윙 궤적의 중요성을 증명할 수 있다. 우선 가상의 임팩트 위치로 라켓을 이동한다. 라켓을 지면과 수평으로 돌린 후 그 위에 공을 올린다. 임팩트 후 스윙만으로 공의 궤적을 조절해 본다. 임팩트 전 스윙이 없음에도, 임팩트 후 스윙만으로 공의 궤적은 손쉽게 조절된다.


임팩트는 분명 강렬하다. 경쾌한 타구음, 날리는 보풀, 떨리는 라켓의 진동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잠시 멈춰 서자. 이상적인 공의 궤적을 위한 스윙 궤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임팩트로 향하는 시선은 잠시 접어두고 이제 곧 시작되려 하는 임팩트 후 스윙에 집중해 보자. 그 순간 미려한 공의 궤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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