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있는 자 vs 없는 자

by 헵타포드

사람들은 무언가가 없는 것보다 있기를 바란다.

재밌게도 그 상식이 역행하는 곳도 존재한다.


습관성유산 병원에서 기형아검사를 진행했다.

초음파를 통해 아기를 면밀히 살피는 검사다.

아직 6~7㎝의 작은 몸이지만,

웬만한 장애여부는 판단할 수 있단다.

의학의 힘은 심히 대단하다.


검사가 시작된다.

콧대? 오뚝하다.

목투명대? 이상 없다.

심장소리? 또박또박 잘 뛴다.

손발가락? 5개씩 다 붙어있단다.

다행히 큰 장애는 없단다.


자 검사의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진정한 목적이 아니나

목적보다 더 궁금한 하나가 남았다.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한국의 출산율은 0.8명이다.

저조한 출산율의 주요 원인은 돈 부족이란다.

어디 돈뿐이겠는가? 부족해지는 시간도 있다.

시간뿐이겠는가? 친인척 간 스트레스도 있다.

사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낳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낳는다 가정해 보자.

인간은 미성숙한 채로 태어난다.

성체가 되기까지 10여 년이 걸린다.

고생해서 성체로 만들어 놓는다.

근데 이놈이 부모를 등한시한다.

복장 터지는 일이다.


요즘 트렌드는 '없는 자'다.

이유는 간단하다.

없는 자가 있는 자보다 부모에게 잘하기 때문이다.

없는 자는 사교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있는 자로서 백번 인정하는 바다.

있는 자는 혼자 노는 시간을 즐기는 반면,

없는 자는 같이 노는 시간을 더 즐긴다.

나이 들수록 외로워지는 게 사람이기에,

부모의 위치에서 이 차이는 점차 크게 다가온다.


생각을 거듭하다 불현듯 생각을 멈춘다.

"자식에게 공양받기 위해 아기를 낳는 건 아니잖아?"

"아기는 그 자체로 소중한 거야"

"있든 없든 차등을 두어선 안돼"

우리는 다짐한다.




의사는 열심히 검진기를 굴린다.

그리고 말한다.

"음,, 암만 찾아도 안 보이네요"


우리는 개의치 않기로 다짐했다.

그랬기에 애써 표정을 감추려 든다.

그러나 실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없는 자'는 한 발짝 더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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