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미국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 조지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 만한 곡이 있을까. 불야성 같은 밤의 화려함과 구석진 곳의 어두움이 위트 있게 공존한다.
더불어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독보적인 카리스마, 블랙 수트 그리고 포니 테일 헤어와 하이힐은 한 음도 놓치기 싫게 하는 디테일이다.
'현대 음악의 실험' 음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재즈의 대중적인 요소를 클래식에 접목하면서도 전통적인 구성을 유지하고 재구성한 음악 역사의 방향을 바꾼 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 곡을 우리의 블루스. 미국 대도시의 광기가 서려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크로스 오버를 좋아하지 않는다. 뭐든 고유한 멋을 발할 때 감성을 건드린다는 고집이다. 음악은 특히 그러했다.하지만 어쩔 수 없다. 너무나 천재적인 크로스 오버라고밖에 볼 수 없는 이 곡 때문에 틀이깨졌다.
익살스러운 즉흥 연주를 연상케 하는 피아노의 재기 발랄함과 화려한 기교, 고조되는 감정과 상반되는 우울함이 연주자라면 꼭 한 번은 무대에 올리고 싶은 충동을 갖게 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3월의 낮을 반쯤 핀 꽃으로 채운다면, 밤은진정한멋을 아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섹시한'랩소디 인 블루'와 와인이 있다면 좋겠다. 현실의 삶과 사랑이 녹록지 않다면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