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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아나 Apr 02. 2023

봄비 그리고..


차가운 병맥주 잔이 절실한 밤이 있다. 안주로는 열린 창 밖으로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실은 좋아하는 영화나 노래와 만년필과 끄적일 종이뿐이지만. 그런 밤 조명을 켜고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뒤적거고개를 주억거리는 청승을 떨어도 좋겠다. 오래가진 못한다. 내심 짜증 나게 부럽기 때문이다.


며칠 후에 봄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는데, 만족할 만큼의 양이길 바란다. 건조하고 덤덤 마치 가면을  나 같아서 제발 모든 것을 적셔줄 비가 절실하다. 비 오는 밤의 냄새와 소리가 만발한 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립다.


여보, 당신 갱년기 시작됐나 봐. 오늘은 밥 하지 말고 빨래도 하지 마. 재활용도 내가 해줄게. 2박 3일 어디 여행이라도 갈래? 어디 가고 싶니. 물어줄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다.

따뜻하게 안아주며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니 옆엔 내가 있다고. 다 잘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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