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가 있다.
사흘이 멀다 하고 싸우지만
다시 한 이불 덮고 시시덕거리며
베갯머리 송사하는 아내가 있다.
온전히 내편 인지 남의 편인지 알 수 없지만
땀에 젖은 내 속옷도 빨아주고
내가 먹을 고봉밥도 지어주는
나는 아내가 있다.
손 잡으며 설레던 기억은 오래전 일이지만
눈빛으로도 내 맘을 읽어 내는 점쟁이 같은
나는 아내가 있다.
언젠가 지옥 같은 병마 속에서
날 위해 기도해 주던
천사 같은 아내가 있다.
먼 훗날 어느 날 홀연히 떠날지라도
날 위해 울어줄 오래된 친구 같은
나는 아내가 있다.
사랑한다고 말한 게 언제인지 아득하지만
여전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
내게는 그런 아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