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가 있다

by 석담

나는 아내가 있다.


사흘이 멀다 하고 싸우지만

다시 한 이불 덮고 시시덕거리며

베갯머리 송사하는 아내가 있다.


온전히 내편 인지 남의 편인지 알 수 없지만

땀에 젖은 내 속옷도 빨아주고

내가 먹을 고봉밥도 지어주는

나는 아내가 있다.


손 잡으며 설레던 기억은 오래전 일이지만

눈빛으로도 내 맘을 읽어 내는 점쟁이 같은

나는 아내가 있다.


언젠가 지옥 같은 병마 속에서

날 위해 기도해 주던

천사 같은 아내가 있다.


먼 훗날 어느 날 홀연히 떠날지라도

날 위해 울어줄 오래된 친구 같은

나는 아내가 있다.


사랑한다고 말한 게 언제인지 아득하지만

여전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

내게는 그런 아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