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4. 행복한 학교
어떤 학교가 행복한 학교인가?
그동안 많은 연수와 책과 교육을 통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또 그 한가운데에서 아이들과 즐겁고 행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지만 진정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이 행복했을까? 하는 반성을 해보게 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자기 삶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무언가를 해나가고 그 과정과 결과로 성취감을 느끼고 발전할 때 행복감을 느끼고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행복은 누구에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지만, 어떤 이는 그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면서 얻게 되고, 또 어떤 사람은 성취와 목표를 이루면서 행복을 얻고, 또 어떤 사람은 실패하고 그것을 극복하며 다시 일어서는 실패에서 배우는 것을 행복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모르고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만을 위해 살다가 자신뿐만이 아닌 타인과 사회에도 큰 피해를 주는 불행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학교와 교육은 이런 불행한 사람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요즘의 교권이 무너진 시대 이러한 학교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쉽지 않은 게 작금의 현실인 듯하여 마음이 무겁다.
지금까지 학교는 지식 위주의 교육과 교사의 지식 전달 위주였다면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어 인터넷과 AI가 인간이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시대이기에 많은 정보를 단순 기억하고 외우는 것보다는 더 다양한 지식을 바탕으로 내 삶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과 새롭게 삶을 만들어가는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럼 그런 것들을 키우기 위한 학교는 어떻게 변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국가적인 교육과정을 미래 교육과정으로 만들어 내고 다양한 교사와 학생들의 필요에 맞는 교육을 재구성할 수 있고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시도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학교와 교육 관련 정책들을 현장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직접 수업하는 교사들의 이야기나 의견을 소중히 경청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아이들과 교사들의 이야기들을 담아야 하는데 일부 정치인들과 자기 생각만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폴리페서(정치적 교수와 학자들), 일부 행정 관료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책과 탁상행정만으로 졸속 추진되고 금세 폐기되는 교육정책들은 다소 우려가 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행복한 학교는 멀리 있지 않다고 본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서로 다정하고 따뜻한 눈 맞춤을 하며 기초 기본을 탄탄히 쌓아가며 다양한 문제 해결력을 기르고, 바른 인성과 참된 지혜를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학교시설, 제반 교육정책, 지원 등이 함께 협력적으로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교사들의 더 많은 자기 연찬과 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길러 나가야 하고 지금의 인디스쿨과 같은 교사들의 교육 콘텐츠에 참여와 기여가 중요하다. 또한 참샘스쿨이라는 전국단위의 교사들의 자율적이고도 미디어, 영상 등 특화된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함께 발전하는 모습도 무척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교총, 전교조, 교사노조, 실천교육교사모임 등 교사들의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발전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교원 대표기구 및 정치적 영향력과 교사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들이 국가나 교육청으로부터 인정받고 상호 존중 속에서 행복한 학교를 만들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
학교가 행복하려면 교사도 행복해야 한다. 내가 근무해 왔던 학교에서 만났던 선생님들은 학교 현장에서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많았지만, 학생, 학부모등 다양한 어려움들을 겪으며 행복은커녕 하루하루 우울함과 상처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많다. 교사의 행복은 내가 일하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보람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학교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학생들은 각종 미디어로 인해 교사를 만만하게 생각하거나 학생들이 제멋대로 해도 교사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영악한 악마들인 양 교사를 괴롭히기도 하고, 그런 학생들을 지도하기라도 하려면 아동학대니 무서운 교사니 하며 득달같이 달려들어 괴롭히는 무서운 학부모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와 교육청에서는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와 교권 보호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위기의 교실 속에서 행복한 교사, 행복한 학생은 없을 테니 말이다.
또 학교 교실 수업의 적정인원은 선진국처럼 20명 정도 이하로 조정되어야 한다. 신도시나 인구 과밀 지역에서는 지금도 30명 가까운 인원이 한 교실에서 함께 공부한다. 학습이나 수업은 적정한 인원이 있어야 한다. 개별적 지도나 생활지도를 위해서는 20명 이하의 인원이 교사가 아이들의 개별 특성을 파악하고 가정환경과 장단점 등을 이해하고 올바른 교육활동이 될 수 있도록 계획적이고 치밀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급당 적정인원의 학급 규모가 구성되어야 하고, 학생들의 개별적인 지도를 위한 수업 준비 및 연구에 대한 시간도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또 교사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계획 실천하고 그에 맞는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진보교육감 시대에 가져왔던 혁신학교의 프로그램이 좋았던 것은 교사 개개인의 능력과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학교가 믿어주고 그에 따른 운영 예산과 권한을 주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교사의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학교를 바꾸어 가고 혁신시켰듯 전문적인 교사가 되어 그런 일련의 활동들을 계획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교사를 믿고 다양한 새로운 시도와 아이디어를 교육 현장에서 실천하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학교에서의 관리자는 그런 교사를 지원하고, 돕고, 많은 경험으로 실수를 줄이도록 하는데 그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는 위기에 강한 민족이라는 말이 있듯이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교육의 힘으로 성장, 발전하며 많은 성과를 이루어 내었고, 자유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열망 속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세계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항상 교육은 위기라 말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렇듯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현장의 헌신적인 교사들이 있으니 말이다.
행복한 학교는 멀리 있지 않다.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아이들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