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구름 Jul 07. 2023

선생님의 일주일(목요일편)

교단일기 16

선생님의 일주일을 기록하려고 하다 보니 하루하루 너무 힘든 것만 적은 것 같아서 혹시라도 이 글을 본 이들이 너무 지쳐버리는 것은 아닐지 하는 걱정이 든다.


하지만 벌써 목요일이다.  이틀만 근무하면 휴일이니 조금 더 힘을 내보자. 


목요일은 아이들도 그렇고 선생님도 그렇고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서 수업을 하는 시간이 되겠다.  가끔은 아르떼와 같은 교과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날이면 그나마 강사와 함께 협력 수업으로 진행되어 수업 부담을 줄여주는 꿀 같은 시간이 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교과 연계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아이들의 경험이 풍부해지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학교에는 다양한 분야의 기관들이 학교 교육을 지원해 주거나 보완해 주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다문화 교육지원센터에서는 다문화 교육을 다문화 강사를 파견하여 일본, 베트남, 몽골등 여러 나라의 문화, 풍습, 전통의상, 놀이등을 소개해 주기도 하고,  위센터에서는 상담지원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또 다양한 체육지원 프로그램도 많은데 공문으로 안내되다 보니 담당자가 관심이 없거나 신경 쓰지 않다 보면 좋은 경험을 할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또 어떤 분야는 너무 치열한 경쟁이 되다 보니 신청해도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난 3년간은 코로나로 인해 학교교육 자체도 어렵게 진행되다 보니 그러한 연계 교육 지원이 많이 축소되고 온라인 화상 강의등으로 진행되었는데 이제 방역대책도 많이 풀리고 제한이 없다 보니 실제 학교로 찾아오는 교육들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체육 쪽으로 진행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각 체육 단체에서 추진하는 찾아오는 체육프로그램 등인데 농구분야에서는 한기범 재단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대한농구협회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또 뉴스포츠인 플로어볼, 티볼 등을 지도자를 파견하여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스포츠 체험 프로그램도 있고 학교스포츠클럽과 연계하여 학생 스포츠클럽 심판 양성 프로그램등도 피구, 플로어볼 같은 종목에서 운영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내가 근무했던 기간 동안 체육 특성화 학교로 운영을 하게 되면서 스포츠클럽 중 플로어볼에 대하여 특화된 수업을 많이 했었는데 대한 플로어볼 협회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대회 (미니플로어볼 3대 3 페스티벌, 전국 챔피언십플로어볼대회 등)에 참여하다 보니 찾아오는 스포츠스타 플로어볼 교실,  학교스포츠클럽 플로어볼 심판양성 교육, 교육청단위에서 하는 심판 양성교육등을 추진하여 지역의 플로어볼 대회나 행사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심판으로 활동하는 기회를 주는 등 나름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어느 학교나 그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던 교사가 그 학교를 떠나게 되면 그 뒤를 이를 교사가 특별히 없다면 그 분야에 대한 관심과 노력들이 사라져 그 학교의 특성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한 점은 특성화 학교를 운영했던 선생님들의 회의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문제점이었는데 그 학교의 전통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또 그렇게 학교의 특성화나 전통을 만들만한 예능, 체육 등 분야별로 그만큼의 자리를 만드는데 교사들의 희생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도 든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특성화 학교등이 학교의 전통과 역사를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되는 정책이었는데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방침에 따라서 좀 더 신중한 논의 없이 도교육청이나 상급 기관의 정책과 방향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단지 교사들이 승진 가산점이나 자신의 목적을 위해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학교의 큰 방향을 지속 운영하려고 하는 순기능이 더 많았다고 생각하는데 몇몇의 탁상행정에서 오는 정책들 속에서 사라져 버린 것들이 많은 것 같아서 그런 점도 보완해 나가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육과 정치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고 개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교육감 선거를 통해 직선제로 뽑다 보니 정치색을 띄지 않고 선거에 뛰어드는 교육감 후보를 보지 못했다.  진보나 보수냐가 교육에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우리 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순수한 마음과 진실로 미래의 학교와 교육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가진 인물이 선거에 나와서 교육을 위한 행정을 해야 하는데 어쩌면 정치판과 함께 돌아가는 교육판이 되다 보니 그 속에서 서로 복수하듯 자신들만의 정책과 조직등을 만들어 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교사라는 특성상 어디서든 정치적 의견을 내거나 정치성향을 내비치지는 않고, 특별히 정치에 관심도 없지만 일부 교사들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학교 교육을 희생시키거나 학생 교육에 편향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잘못된 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초임 때부터 교총(한국교원단체 총 연합회)이라는 교사 단체에 가입되어 활동하고 있지만 단지 그것을 정치적으로 목적을 삼고 가입하였다기보다는 교사라는 집단에서 다양한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교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전문단체로서의 자리매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입을 했던 것인데 나름 교육 전문 월간지에 우수 지도안도 실려보기도 하고 한국교육신문이라는 기관의 선생님 기자단으로 활동도 하면서 나름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또 작년부터는 학교의 분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데 지역의 분회장 회의를 참석하여 경기교총의 정책과 현안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다양한 지원과 교원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듯하여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으다 보면 정치적으로도 영향력이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또 최근에 실천교육교사모임이라는 단체에도 가입했는데 그 단체에 가입하게 된 이유는 교사로서의 가장 중요한 학생교육에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위해 노력하고 교단에서의 진실성이 느껴지는 단체라고 생각해서 작지만 회비도 내고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 가입하게 되었다.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게 되니 주변에 장학사, 연구사, 교장, 교감, 장학관, 교육행정직원 등 교육과 관련된 일들을 하는 많은 사람들과 접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교육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교육은 열심히 하는 교사가 있기에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상위기관의 교육행정가들과 교육청이 마치 교육전문가인 듯이 그들의 판단과 생각에 따라 교육현장과 학교를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교사출신 장학사들과 현장의 교사들의 의견과 생각들을 교육정책과 방향에 녹여내야만이 우리나라의 교육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주일의 후반부,  목요일. 

이렇게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하루가 지난다.

이전 03화 선생님의 일주일(수요일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