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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구름 Jul 02. 2023

선생님의 일주일(화요일편)

교단일기 14

선생님의 일주일은 월요일 단 하루 지났지만 이미 많이 지쳐있다.  쉴 수 있는 토요일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수밖에.

화요일은 보통 별다른 행사도 없고, 학교 수업에 충실한 시간이다. 별일 없는 하루를 기대하면서 출근한 아침엔 한 학생이 보이지 않는다.  다들 등교하였는데 한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으면 확인에 들어간다.  

“ 00 이 혹시 어제오늘 못 온다고 들은 사람 있나요? “

“ 아님 오늘 누가 연락받은 사람 없나요? “

다들 모르는 눈치고 연락받거나 친구의 소식을 아는 이가 없다.  교무수첩에서 학생 부모님 연락처를 확인하고 전화를 한다.  학생 어머니와 통화가 연결되었다.  

“오늘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결석해야 할 것 같네요.” 

“네.  잘 다녀오시고 다음에는 미리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병원 치료 잘 받으시길 바랍니다. “

보통의 학부모님은 학생이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담임교사에게 연락을 취한다. 문자든 카톡이든 전화든.  그런데 가끔 학교에서 미리 전화를 해야만 연락되는 집이 있다.  또 학생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말을 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 난감할 때가 있다. 최근에는 아동학대 예방에 관한 법이 강화되어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무단으로 결석을 3일 이상 하면 반드시 학교에서는 학생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게 되어 있다.   또한 그래도 연락이 되지 않을 시에는 지역복지담당 공무원과 경찰과 대동하여 학생 가정을 방문할 수도 있다.  보통의 경우 별다른 일 없이 사소한 착오에서 오는 결석이거나 경황이 없어서 연락이 안 된 경우지만 끔찍한 사건 사고가 워낙 많아 지다 보니 학생의 안전 여부도 학교에선 무척 중요한 일이 되었다.   이 땅의 모든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하지만 정말 일부의 몰지각하고 부도덕한 부모가 아이들을 방치하고 학대하는 일이 가끔 일어나 언론에서 접할 때면 너무나 안타깝고 나도 부모로서 무척 분노하게 된다.  최근의 개인주의와 경제난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고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혼가정도 늘어나는 추세이고, 또 재혼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한 부모 가정등 다양한 가정의 형태에 따라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무척 어렵고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은 알아야 하겠다.  가끔 학교에서 수업할 때도 다양한 가정의 환경이 있기에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모두 소중한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살아가도록 교육하지만 가정의 어려움으로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다른 학교폭력이나 다른 비행행동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정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삶을 살다 보면 영화나 드라마처럼 항상 평화롭고 행복한 가정이 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서로 다른 인생이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되면 어떻게 똑같이 맞추어 살 수 있을까?  한쪽은 양보하고 한쪽은 이해하며 살아야 하는데 그게 나 역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최고는 되지 못하더라도 최악은 되지 않도록 자녀들 앞에서는 조금 덜 화내고 다투시길 당부드린다.

화요일 아침 아이들 출석 확인이 끝났으니 수업에 들어간다.  

‘1교시는 국어, 국어활동을 꺼내보자.’

국어는 다양한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 문학, 문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항상 사용하는 말이고 대화이지만 국어시간에는 참 배울 것이 많다.  가끔 국어 수업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의 모든 성인들이 초등학교 국어공부 배운 것처럼 한다면 참 올바른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상황에 맞는 표정, 몸짓, 말투로 이야기 하기 등 아주 당연한 것이지만 잘하지 못하는 것들을 국어 시간에는 열심히 배운다. 

 그래도 아이들은 순수한 영혼이어서 교사가 상황을 잘 제시해 주고 역할극등으로 수업을 만들어 가면 나름 몰입하여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표현한다.  잘 한 친구들은 박수도 쳐주고 오늘의 연기 대상도 시상하고 그렇게 국어 수업을 진행한다.   지금 가르치는 3, 4학년은 국어 교과가 일주일에 보통 5,6시간 수업이어서 매일 국어 공부를 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교사의 발문과 수업에 따라 다양한 상황과 조건에 맞는 말하기, 듣기 공부를 하게 된다.  

또 국어시간에 중요한 것이 쓰기인데 요즘 학생들은 물론 유치원에서 한글을 익히고 올라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정말 1학년때 학교에서 한글을 처음 배워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원래 유치원 교육과정에서는 한글 교육이 의무가 아니어서 초등에서 배우는 것이 맞긴 하지만 입학초기 적응활동과 3,4월로 한글을 모두 익히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니 가정에서도 조금씩 놀이학습으로 자음, 모음 정도 익히고 오면 많은 도움이 된다.  학교에서도 다양한 교수법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국어공부의 시작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겠다.

2교시도 국어로 책 내용을 읽고 중요한 내용을 간추리는 활동을 하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교과서에 있는 작품과 글을 읽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최근엔 온책 읽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 창의력, 문제해결력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독서는 학생의 기초학력을 기르는 데에도 무척 중요한데 다양한 책을 많이 접한 학생들은 수업시간에도 다양한 발표와 참여로 수업 자존감이 높지만, 책을 별로 읽지 않는 친구들은 경험이 부족하니 할 말이 없어지고 소극적인 수업참여 태도를 보이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물론 책을 읽지 않아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진 요즘이긴 하다. 유튜브나 미디어의 홍수 속에 아이들은 올바른 정보를 찾고 판단해야 하는데 아직 지적 수준이 발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흥미위주의 애니메이션,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은 집중력이 약하고 흥미가 없는 일들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 부모님의 지속적인 생활 지도가 부족한 경우 아이들은 심심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접할 수 있는 것이 텔레비전과 핸드폰이다.  그래서 저학년일 때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학부모가 많은데 가정과의 연락등을 위해서는 전화 통화와 기본적인 기능만 되는 키즈폰도 좋은 선택이 되기도 한다.  아주 없어도 별다른 문제가 되진 않는다.  다른 애들 다 있는데 없으면 왕따 되는 거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가끔 있는데 학교에서는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학교가 많으니 어차피 친구들과 놀거나 다른 놀이법을 찾아 나서기에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대신 고학년이 되면 이런저런 활동들에도 필요하고 미디어를 분석하고 비판해야 할 일들도 있으니 사용을 할 수도 있지만 가정에서 사이버 중독과 사이버폭력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도해 주어야 한다.  물론 학교에서도 지도를 하긴 하지만 평소 아이들이 핸드폰을 많이 가지고 이용하는 시간은 가정에 있는 시간이다.  부모님부터 핸드폰만 보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겠다. 

2교시가 끝나고 중간놀이 시간. 아이들은 저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놀이활동을 한다. 보드게임을 하기도 하고 친구와 운동장으로 나가 축구나 체육활동을 하기도 하고 지금 근무하는 작은 학교 같은 경우엔 전교생이 모두 모여 놀기도 한다.  작은 집단일수록 그럴 일이 적어지긴 하지만 큰 학교에선 무리나 그룹에서 소외되어지는 학생이 있을 수 있으니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쉬는 시간의 사회적 활동과 친구관계에 대해서 잘 관찰하여야 한다.   아침부터 쌓인 업무 메신저를 확인하느라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동학년이 있는 학교 같은 경우 중간놀이 시간 학년 협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해야 하는 학년업무에 대하여 협의를 하거나 학년에서 지켜야 할 일들,  학년에서 새롭게 일어난 일들, 교무실로 걸려온 민원 전화에 대한 해결방안 협의 등, 학년에서 해결해야 할 현안 문제들을 이 시간에 잠시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보통 학교에서는 학생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 중간놀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기도 한다.  그래도 차라도 한잔 마시며 동료 선생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배우고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3,4교시는 이어서 하는 미술 시간이다.  미술 수업은 준비가 필요한데 미술 수업에서는 다양한 표현과 감상,  만들기와 그리기, 붓글씨와 색감 공부까지 해야 할 일들이 많다.  미술 수업의 수준은 교사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하여 전문성이 있으면 무척 도움이 되는데 다양한 미술 자료 노트와 활동 자료가 개발되어 수업에 활용하기도 한다.

 미술에 수채화를 시작하게 되면 물통부터 물감을 짜놓는 파렛트, 붓관리 등으로 정신이 없는데 기초적인 스케치부터 채색까지 완성하려면 두 시간은 모자라기도 하여 점심시간 추가 미술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꼬마 화가, 꼬마 미술가들은 개인적 특성에 따라 미술시간의 호불호가 갈리는데 보통 여학생들은 그리기를 대부분 좋아하고 남학생들은 만들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가끔 미술 시간에 만들기를 지도하다 보면 아이들의 창의성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는데 그런 창의성을 잘 발전시키도록 교사들은 항상 칭찬하고 격려하는 수업으로 진행한다.   또 반대로 정말 난 그리기엔 소질이 없어서 두 시간 동안 몇 개의 연필 선을 그리다가 담에 해오면 안 돼요? 를 시전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러기 전에 미리미리 수업시간 지도하여 비슷한 수준의 작품진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미술시간에 만들어진 다양한 작품은 교실 환경 자료로도 사용되어지는데 자신의 작품이 교실 한편을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보통 모든 아이들의 작품을 게시하는 교사들이 많고 그날 완성 못한 작품은 하루, 이틀 동안 완성하도록 후속지도를 하는 것이 좋다.  한번 하기 싫으면 계속하기 싫으니까 가능하면 그날까지 완성하면 최고!

또 급식시간이다.  코로나 19가 학교에 휘몰아쳤을 때는 칸막이에 한 칸씩 띄우고 식사 중에는 이야기금지로 급식시간이 운영되었기 때문에 많이 조용한 급식이었다면 이제 코로나 위생 통제가 대부분 풀린 요즘은 다시 급식실 소음이 늘어나는 추세일 것이다.  

 그렇게 귀에 피나며 급식을 먹고 일어나면 안 그래도 운동부족인 교사는 운동장을 한 바퀴 돌거나 학교 내 산책로를 돌며 교내 순회지도를 하기도 한다. 이때 삼삼오오 편한 동료교사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교무실에서 차 한잔 타 마시며 학교일, 가정일, 학생일등 다양한 일들에 대한 담소를 나눈다.  이때 자주 소재가 되는 이야기는 우리 반 최고 VIP 이야기인데 서로 귀한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들을 이야기 나누며 다양한 사례와 지도법을 전수받기도 한다.  그 귀하신 분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으려면 알아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5교시 동아리 시간이 돌아왔다. 학교에서는 보통 학생 자치를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학생자치회(다모임등)와 동아리 시간이 있는데 작은 학교는 무학년제 동아리를 운영하거나 큰 학교는 학년단위 동아리를 운영하기도 한다.

 동아리를 하게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동아리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되고 담당선생님이 정해져서 동아리를 지원해 주게 되는데 나는 체육전담을 오래 한지라 체육동아리 담당을 많이 하였다.  동아리 담당을 하게 되면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들에 대하여 배우게 되는데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학생등 스스로 자신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들에 대한 안내를 해주면 자율적으로 잘 운영을 하게 되고 선후배가 모여 있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학교 선후배 문화가 만들어진다.

 학기나, 월 단위로 동아리 활동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활동하는데 체육 동아리는 체육시간에 하지 못했던 게임활동 등을 스스로 계획하여 규칙을 지키며 활동하는데 많은 부분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동아리 시간이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선 다양한 동아리가 운영되는데 보통 체육, 미술, 음악 동아리부터, 만들기 부, 그리기부,  만화부, 영화감상부, 무용부, 줄넘기부 등이 생겨나고 학교의 동아리 지도 담당에 따라 보건동아리, 상담동아리, 독서 동아리 등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래도 저마다 하고 싶은 동아리를 선정하여 활동하다 보면 스스로 열심히 참여하고 집중력도 높은 시간이기도 하다.

화요일은 보통 6교시인 경우가 많아 마지막 시간을 수업하다 보면 지쳐 있는 아이들이 많다. 특히 3학년들은 1, 2학년 때 경험하지 못한 6교시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도 하는데 한두 달 지내다 보면 보통 잘 적응하게 된다.   

실제로 선생님도 6교시는 힘들어. 얘들아. 

화요일은 그렇게 또 지난다.  화요일 수업 후에는 그래도 이번주 수업 배울 내용들을 살펴보고 준비해야 할 것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자료조사를 하기도 하는 시간이 있다.  

그렇게 일주일의 두 번째 날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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