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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한 그릇. 그리고 제니.

출근 10일 차, 흔들리는 마음 위로 걷다

by 반디 아빠

2025년 5월 20일.

입사한 지 어느덧 10일째. 오늘은 오전 6시에 안성공장에서 출발해 화성 라인 현장에 다녀왔다. 오후 5시 반에 복귀하자마자 OJT 보고서와 고객 미팅자료 업데이트, 그리고 체력단련실에서의 운동까지. 정신없이 바쁜 하루였지만, 끝내 러닝머신에 올랐다. 운동은 내 삶의 중심이자, 이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내 방식의 저항이니까.


그런데 오늘 밤, 제니가 보낸 카톡을 보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윤호의 체험학습 준비를 하며 전화를 열 번 넘게 받고, 산책시키고, 하소연 들어주고, 분리수거까지 하고, 마지막으로 “식세기 정리까지 다 했네. 설거지 다 해놨네.”

이 말 한마디에 제니의 하루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수고를 내가 함께 나누지 못해 미안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

이런 순간순간이 나를 채찍질하게 한다. 87.7kg. 오늘 아침 아이폰 건강 앱에 기록해두었다. 어제보다 0.1kg이라도 줄였다면 잘한 거다. 어제보다 더 나아진 나, 어제보다 더 사랑하는 나.


나의 길은 누구도 대신 가줄 수 없다.

내 리듬대로, 내 페이스대로 가는 것.

그리고 그 길에,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제니가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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